미국 타지에서 울던 나를 위로한 작은 순간들
오늘 Facebook에 옛날에 쓴 우연히 발견했다. 추억이 방울방울...
Texas Austin에 잠깐 살 때가 너무 까마득한 옛날이라 다 잊고 있었다.
말투도 너무 애기같고 그런데, 그때의 그 감정과 기억이 전달이 참 잘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 브런치에 다시 적어본다.
그냥저냥..인생의 그런 순간(moment)들..
내가 잠깐 방학 때, 사촌언니 Austin, Tx에 있었어. 아빠가 출장 차 Dellas에 와서 버스를 타고 갔었어.
아빠랑 이틀을 호텔에 있으면서 밤에는 아빠 거래처 사람이랑 밥도 먹고..
그 때가 아직도 기억 나는게 거래처 가족들이랑 미국 독립 기념일이라 불꽃놀이도 같이 봤었어.
왜 그렇자나. 딸이랑 아빠는 크면서 말이 없어지는거.
호텔에 머물면서도 은근 다정다감하지 못한 나였어.
돈없다고, 공부 힘들다고 픽픽거리기나 하고.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나는 다시 버스를 타고 austin으로
아빤 다른 일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washington으로 날아가야 했어.
아빠가 버스를 타기 직전 엄마가 고은이 주라고
빳빳이 한국에서 은행에서 바꾼 cash 800 를 양장 책에다가 넣어서 줬어.
잃어버리지 말라고.
400은 엄마가 준건데, 400은 아빠가 주는거니까 잃어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버스에 탔어.
내 옆에 뚱뚱보 미국 아저씨가 탔어. 숨쉬기조차 힘들었어. (아니 이런 body-shaming을...반성합니다.)
스페이스가 1/2 씩인데 나는 1/3이었어ㅠㅠ (문제는 그때 나도 돼지였다는거..)
그게 문제가 아니였어.
창문 너머 아빠가,
이제는 많이 늙어버린 아빠가
딸 걱정하면서..손을 흔드는데 막 눈물이 났어.
그래서 그 뚱뚱보 아저씨가 쳐다보는데도
나는 아빠가 사라지자 마자 막 울었어.
2시간이 걸리는데 1시간은 울다 잠들었어.
근데 불안하니까 양장책은 꼭 안고 잠들었어.... 뚱뚱보 아저씨를 경계하며....
버스가 섰어. 깼어. 휴게실이야.
가뜩이나 자리 좁아 불편한데 빨리가지..하면서 짜증이 났어.
눈이 =_= 이랬고. 나는 언제 울었냐는 듯이 아빠가 주신 800달러로 무엇을 살까+_+ 하고 설레했어ㅋㅋㅋㅋ
뚱뚱보 아저씨는 휴게실에 뭘 드시러 갔어. 다시 오셨어.
근데 나에게 콜라 1캔이랑 빵을 부시럭 부시럭 건넸어.
토끼 눈을 한 나에게 이렇게 말했어.
아까 손 흔든 사람 니 아빠니?
타지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지?
나도 너 만한 딸이 있어서 그래. 이거 먹어라.
ㅠㅠ
폭풍 눈물 그렁그렁. 스페이스 좁다고 찌푸려서 죄송해염 ㅜㅜ
빵과 콜라의 조합은 정말 노노 였지만 ㅠㅠ
그래도 난 빵과 콜라를 꾸역 꾸역 눈물로 먹고-
아저씨랑 쨘한 bye bye를 하고 오스틴 와서 다시 일상으로..
물론 양장 책 800달러는 아직까지 어따 썼는지 모르겠어.
아마 지금 내 옷장 속에 쳐박혀 있는 아베**비, 베*, 어반 아웃** 이런데 들어갔을꺼라 생각...........
그래 그런 순간들.
오늘 따라 뚱뚱보 아저씨의 빵과 콜라가 그립넹.
그러니까 뭐가 됐든 불평하지 말고 잘살자. 이런거... ㅋㅋㅋ
아침에 후시딘 빌려간다고 짜증부려 미안한 아빠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