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soul과 발음이 비슷한 걸까?
늘 붐비는 도시였지만, 나는 언제나 나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이어폰을 꽂으면 곧 나만의 세계가 열렸다.
청계천 다리 아래 저녁 바람에 상념에 잠기고,
평일 야근 후 동대문 성곽 공원에 오르면 도시의 소음과 네온사인,
분주한 차들의 움직임까지도 오롯이 살아낸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
6호선을 타고 돌아오다, 마감 시간이 다 되어 텅 빈 동네 카페에 들러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와, 이 늦은 시간에도 모두 열심히 살아낸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내가 모르는 수많은 인생들에 경외심마저 들었다.
서울은 참 차가운 도시지만,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가 되는 순간은 이상하게 외롭지 않았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그 흐름 속, 도시의 일부가 될 수 있었으니까.
수많은 불빛들 사이, 나도 이 하늘 아래 존재하는 하나의 점처럼 살아 있었다고.
한때는 벗어나고 싶던 서울의 풍경과 냄새가,
내 20대를 함께한 그곳이 많이 그리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