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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오 Nov 03. 2022

(동시) 이상한 그림책

이솝이야기 그림책에는

헤벌쭉 입을 벌린 여우가 포도나무 밑에서 개처럼 할

딱거리고 있어요.     


주렁주렁 새카맣게 익은 포도가 먹고 싶은데

손이 닿지 않나 봐요.     


여우 입에서는 침이, 한 번도 이빨을 닦지 않은 것 같

은 더러운 침이 흘러내려요.     


 “저 포도는 맛이 없을 거야, 시어터질 거야.”     


더러운 침이 턱 밑으로 새는 줄도 모르고 여우가 중

얼거렸어요.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인 걸 나는 알아요. 새카만 포

도는 시지 않고 맛있거든요.

     

이상하네.

여우는 왜 엄마랑 마트에 가지 않는 거지? 

손만 뻗으면 새카만 포도가 무진장인데     


나는 그림책을 보며 생각하고 생각했어요.

생각하고 생각하는 동안

뿔 달린 양이 한 마리, 뿔 없는 양이 두 마리, 세 마

리…….

울타리를 뛰어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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