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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란 Jan 06. 2024

따뜻한 살림


      혜능이 불법을 배우러 황매산 홍인 대사를 찾아가서는, 영남 사는 나무꾼이 오직 부처가 되고자 찾아 왔다고 아뢰었으니, 남쪽 오랑캐가 어찌 감히 부처가 되려느냐 대사가 짐짓 떠보았으니, 사람이야 남북이 있겠지만 불성佛性이야 남북 구별이 있겠습니까 조아렸으니


      못나도 어리석어도 사람으로 사는 법이 어떤 살림보다 중한 줄 알았으니, 검사가 못 되어도 의원이 못되어도 무슨 회원 못되어도 사람인 줄 알았으니, 누가 주인인지 누가 나그네인지 몰라도 좋은 줄 알았으니


      굴러도 환한 여기가 따뜻한 줄 알았으니.



-<<시와시학>>(2023년 겨울)

-연간집 <<오늘의시조>>(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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