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먹고,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던 16살, 중3 시절의 나는
그렇게나 가고싶었던 예고를 포기하고
일반고로 가게 되었다.
줄곧 상위권을 놓친적 없던, 부모님 속 한번 썩인 적 없었던.
어린 3학년 중학생의 마음속에서,
그 때부터 반항심이라는 게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고싶은 걸 포기 당하고 하게 된 공부는 나에게 너무나도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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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는 게 단순히 좋은 대학을 가기위함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
그 긴 3년을 나는 도살장에 끌려간 소처럼 보냈었고
그렇게 쌓인 스트레스는 야금야금,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공부만이 길이라고, 이거 아니면 네 인생은 답이 없다고.
그렇게 남들이 하던 목소리가 나의 내면에서도 나오기 시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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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풀 가장 빠르고 쉬운 돌파구를 찾았다.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날 행복하게 만들어줄 게 확실한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음식의 쾌감이 내 깊은 마음 속의 무기력함과 패배감을 위로해주었고,
그렇게 잠시나마 현실에서 도망치게 해주었던 ‘먹는 행위’는 그렇게
나의 감정과 너무나도 깊은 관계를 맺어버리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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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힘들면, 먹는다. 가
n번이나 반복되며 부정적인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먹는 건,
끊어내기 힘든 나쁜 습관이 되어버렸고,
그렇게 고등학교 내내 30키로 가량이나 몸이 무거워진19살의 말.
어영부영 대학교에 합격하자마자 그때부터 또 다른 고민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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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이 네글자가 얼마나 날 피폐하게 만들지, 그땐 전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