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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인 당신도 작가가 되고 싶나요?(브런치 하세요)

by 효롱이

“뭐 하고 있니?”

온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지인들이 물었다.

나는 훔친 물건을 들킨 아이처럼 얼른 화면을 닫았다.

“나… 글 쓰고 있어. 에세이야.”

차마 그렇게 말하지는 못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야 처음으로 수필을 써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누군가 글이라도 읽자고 할까 봐 겁이 났다.

말보다 먼저 도망치는 마음.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몇 번이고 읽으며 나는 피식 웃었다.

누군가 ‘브런치’라는 곳에 글을 올린다기에,

아재답게 한참 늦게 그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두 달 동안 가슴 졸이며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그제야 겨우 용기를 내어 나도 공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혹시 누가 "브런치는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다"라고 말한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묻겠다.

“광고비 받았니?”

“대놓고 아부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단 한 푼의 광고비도 받은 적 없고,

브런치 운영진은커녕 관계자 한 사람조차 알지 못한다.

이건 그냥, 솔직한 고백이다.


브런치가 없었다면 나는 다시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고,

곧 출간을 앞둔 내 첫 에세이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

역시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힘들게 적어낸 글이라,

지인들에게 조심스럽게 출간 소식을 알리면

책의 내용보다 더 많이 묻는 말이 있다.


“어떻게 출판하게 됐어?”


이 질문은 글 자체보다는 '쓰기'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해한다.

나이가 들수록 누구에게나 특별한 생각과 이야기가 쌓인다.

그것을 언젠가 세상에 풀어보고 싶은 마음.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브런치를 한번 해봐.”


요즘 출판 시장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작가가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지금은 출판사가 작가를 찾는다.


이게 작가에게 더 쉬워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반대다.

그만큼 작가가 많아졌고,

출판사는 더 까다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는 뜻이니까.


이름난 인기 작가야 예외겠지만,

글을 배운 적도 없고, 전공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

출판사의 눈에 띈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방법은 있다.

내가 한 것처럼,

자신의 글을 작은 호롱불처럼 하나씩 세상에 걸어두는 것이다.


그 불빛 중 하나라도 누군가의 눈에 띄기를 바라면서.

그게 바로 브런치였다.


하지만 나는 브런치를 단지 '출판을 위한 미끼'로 쓰지 않았다.

브런치는 공개된 플랫폼이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이 공감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내 글에 대한 반응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좋은 글은 공유되고, 댓글이 달리고, 저장이 되지만,

혼자만의 글은 고요하게 흘러간다.


그건 냉정한 평가가 아니라,

가장 정확한 훈련이었다.


나는 브런치를 하며

'쓴다는 것'이 나를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체험했다.

노트에만 적어뒀던 글들이

누군가의 공감을 받고,

나의 생각이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웠다.


읽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출간을 꿈꾼다면,

당장 컴퓨터 앞에 앉아

브런치를 시작하길 진심으로 권한다.


글이, 나를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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