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에세이는 무엇인지 궁금해 인터넷 표준대사전을 찾아보았다.
1. 문학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과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뉘는데,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2. 문학
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비개성적이며, 비평적 수필·과학적 수필 등이 있다.
흠… 그렇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수필과 에세이를 구분하는 듯하지만 확 와닿지는 않는다.
사실 이론적으로 정확히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
서두에 미리 분명히 말하자면, 글이란 원래 주관적인데
지금 쓰는 글은 그중에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을 예정이다.
이렇게 적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학자들이 체계를 갖추어 정리한 글은 세상에 넘쳐난다.
굳이 내가 그 위에 글자 쓰레기를 덧붙이고 싶지 않다.
나는 나처럼 처음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 사람이
“아, 나도 저랬지” 하고 공감하며
하나씩 배우게 되는 글을 쓰고 싶다.
사실 나는 공부할 때도 그랬다.
머리가 좋지 않으니, 다른 똑똑이들처럼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일단 문제를 풀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쉽게 풀어서 암기했다.
이 글도 마찬가지다.
고수들이나 학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적고 싶다.
그래야 오히려 개인적인 고민이나 노하우가 더 잘 드러난다.
예를 들면, 지금 이 글이 유튜브 채널이라면
나는 ‘1분 뚝딱이 형’ 같은 글쓰기 에세이를 만들고 싶다.
한식 기능장이 알려주는 섬세한 재료 손질법이나
정갈한 칼질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아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지만
쉽고 맛있게, 오늘 저녁 한 상 딱 차릴 수 있는 레시피 같은 글.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어려운 이론을 잠시 접어두고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수필은 철학·사회 등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에세이는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중심으로 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수필 : 피천득 『인연』, 법정 스님 『무소유』
에세이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김영하 『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크게 구분하지 않는 것 같아
나도 굳이 구별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면, 에세이는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내가 찾아본 것 중 가장 좋았던 건
‘수필’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였다.
따를 수(隨), 붓 필(筆)
→ 붓 가는 대로 따라 쓴다.
한마디로, 마음 가는 대로 쓰면 된다.
나는 이것이 에세이의 진짜 맛이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대로”라는 말에는
자유가 담겨 있으니까.
이 글은 마흔 이후 브런치에서 독학으로 글을 쓰며 출판 제안을 받고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를 출간하기까지의 과정과 기술을 솔직하게 나누는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