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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위의 수요일

by 남킹

햇살은 부드럽게 등 뒤를 밀고,

우린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

도시의 소음조차 사랑스럽던

그 짧은 오후의 여정.

햄버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웃음은 케첩보다 더 붉게 퍼졌고,

너의 눈동자엔 치즈보다

더 따뜻한 빛이 고였지.

까르푸의 불빛 아래

네 손목 위에 자리 잡은

작은 디지털 시계 하나,

그 반짝임 속에 담긴

우리 시간의 약속.

그날, 수요일은 평범했으나

너와 함께여서 특별했고

햄버거와 시계보다 소중했던 건

바로 우리 둘이었음을 —

나는 안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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