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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식탁

by 남킹

정오를 지나 햇살이 기울면

나는 조용히 부엌에 선다.

반찬 하나, 국 한 그릇에도

너를 향한 내 마음이 끓는다.

넌 아직 회사로 떠나기 전,

잠시 숨 고르듯 앉아

내가 만든 늦은 점심을 먹는다.

그 작은 순간이

우리에겐 하루의 축복이다.

그리고 밤,

도시의 불빛이 희미해질 즈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너를 위해

나는 다시 불을 켠다.

피로가 묻은 너의 어깨 위에

따뜻한 그릇 하나 얹어주며

나는 말없이 안부를 묻는다.

음식은 말이 없지만

내 사랑은 늘 그 안에 있다.

시간마다, 식탁마다

너를 위해 나를 조리하는 삶.

그게 내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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