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
금년엔 성급히 찾아왔다
6월인데, 벌써 숨이 찬다
당신은 여름을 싫어한다
끈적한 공기, 타는 햇살,
모든 것이 짜증스럽다고 말한다
그래도 웃는다
내가 건네는 아이스크림을 받으며
우리 둘, 쇼파에 붙어 앉는다
달콤한 로맨스에 피식 웃고
쫄깃한 스릴러에 손을 맞잡는다
당신은 겨울을 좋아하지
하얀 이불, 따뜻한 차, 조용한 밤
그러나 여름 속에서도
당신은 내 옆에서 겨울처럼 평온하다
TV 불빛 아래
땀에 젖은 당신의 이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다
우린 같은 화면을 보며
같은 계절을 조금씩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