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추구하고 싶은 삶의 가치관에 대하여
서두에 TMI를 이야기하자면,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오지랖(이라고 쓰고 긍정적 화법을 위해 기브 능력이라고 읽자. 자랑 맞다.)이 아주 넓다. 아무래도 손이 큰 엄마의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한데, 그저 남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까지 다 퍼다 주면서 도와줘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거다.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만든 반찬은 꼭 이웃 이모들과 나눠야만 하고, 좋은 정보들은 여기저기 퍼다 나르며, 그리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친한 부동산 중개업자를 연결해 주고, 고민 있는 사람의 전화는 뿌리치지 못하고, 친한 사람들의 사업장은 본인 사업장처럼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니는 사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특성을 나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신 우리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퍼주면 남는 게 없다"라고 이야기하시는데, 나는 그게 다 엄마 닮아서 그런 거라며 대꾸하고 넘길 뿐이다. 그리고 엄마도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끝끝내 오지랖(다시 한번 말하지만 긍정적 화법을 위해 기브 능력이라고 읽도록 하자)을 다채롭게 널리 퍼뜨리며(...) 사신다.
실제로 그래서 손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음.. 글쎄. 잘 모르겠다. 애초에 손익과 손해를 따지며 오지랖을 부리는 게 아니라 나 한 명으로 하여금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랄까. 이 부분은 나의 신앙관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인데, 이건 여기서 이야기하기엔 투머치한 TMI이니 넘기도록 하고.
어쨌든 이런 부분은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이 더 많이 아는 특성인데, 신기하게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께서 내 그런 모습을 발견하고 좋게 봐주신 듯하다. 나한테 딱인 책이 있다며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이 책인데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도 일치해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성공의 어떤 법칙이라거나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내가 커오면서 받은 좋은 영향들을 통해 확립하게 된 가치관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느껴졌구나 하는 감사함이랄까. 더불어 간혹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 많이 두고 싶은 목마른 나를 발견해 준 것에 대한 짜릿함이랄까. 그런데 내 이런 특성을 좋게 발견해 주신 그분 또한 본인도 같은 결의 사람이라 그게 보인게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주는 행위는 동시에 받는 행위가 될 때에만 존재할 수 있다." - p.155 / 더 기버 1
부담스러워서 받지 못하겠다는 사람들, 혹은 받는 것을 잘 못한다는 사람들에게, 받는 것이 마냥 편하지 않은 부분임을 알고 있다. 손사래 한 번은 쳐야 겸손한 것이라고, 사회는 그렇게 가르친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내 성장 과정에서 '어른이 주면 감사하게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가르치셨다. 계속해서 거절하는 것 또한 상대의 호의를 무시하는 거라며, 받을 수 있을 때는 잘 받고 배로 돌려주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다. 그런 부분이 이제와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하다.
사업에서건 아니면 다른 어떤 영역에서건 '지출(호의를 베풀고)'과 '수입(호의를 받고)'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한다면 그것은 친구가 아니다. 그것은 채권자이다. - 샘 로젠 / p.41 / 더 기버 2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당구공의 논리로는 인간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 p.43 / 더 기버 2
그러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끝까지 일관성 있다. 결국 핵심은 '관계' 그리고 '섬김의 리더십'이다. 이것은 성공의 법칙에 해당하지만 성공을 목적으로 두지는 않는다. 그저 그 자체인 것으로 만족하는 거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머지는 따라올 수도,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너무 오지랖을 부려 손해를 보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단 생각이 든다면, 주는 것을 통해 상처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받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베푸는 삶이 가져올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되기를 고대한다.
이 단순하고 강력한 생각들을 글로 써낸 작자들을 나는 존경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치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한 층 더 살기 괜찮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기버인지는 잘 모르겠고, 어떤 한 단어로 정의 내릴 만큼 내가 선한 사람은 아니란 것을 안다. 그저 이건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모습이다. 그리고 더 주지 못해 안달 난 내 모습이 어쩌면 나의 약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즈음, 이 모습을 발견하고 이 책을 추천해 준 그분께도 감사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