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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by 이다

쫑쫑쫑 자른 미역에 간 마늘 한 수저, 참기름 한 바퀴를 크게 둘러 미역을 볶는다. 달달달 볶아진 미역이 치이익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듬성듬성 잘라둔 감자와 넉넉한 물을 붓고 냄비뚜껑을 닫는다. 내가 할 일은 다했다. 주방 정리를 하다 보면 냄비뚜껑 사이로 어느새 미역국이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얼마를 더 끓여야 뽀얀 국물의 미역국이 될까. 잠깐 뚜껑을 열어 간장을 한 바퀴 두르고 간을 본다. 음. 언제 맛봐도 푸근한 맛이다. 갓 지어낸 밥 한 공기를 뚝딱 하고 싶은 맛이다. 좀 전에 부글부글 댔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금 내 앞엔 보글보글 끓고 있는 미역국 한 냄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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