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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교육채널에 섭외된 날

by 김혜민

출간 후 제안된 인터뷰 등 외부 매체와의 조우 중 가장 편안하게 이야기 한 시간은 다름 아닌 장애부모로서의 삶을 여과 없이 나누는 자리였다. 이유인즉슨 여전히 ‘엄마’로서의 삶이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하기 때문 아닐까.

지난봄, 전형적인 교육채널인 ‘임영주 TV’와 지학사의 ‘엄빠공감’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고 온몸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동의했다. 이유인즉슨 점차 증가하는 발달장애 등 특수교육대상자가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통합교육의 현장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기록을 남깁니다.


https://youtu.be/IkAyYUbH5uo?si=8HYQ7KdWi07FbOJp


https://blog.naver.com/jihaksa_mom/223894673773






시후는 오늘도 늦잠을 자느라 몸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 이내 나의 호통에 잔뜩 찌푸린 얼굴로 어쩔 수 없이 침대를 벗어난다. 식탁에 앉아 먹는 둥 마는 둥 깨작이던 수저를 놓고 세상 무거운 표정으로 학교로 향한다.


초록 교문은 마치 발을 디디면 안 될 경계처럼 그 앞에 서서 미동이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키다리 교장선생님은 외친다.


‘시후야~ 하이파이브’


교장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터벅터벅 다가가 ‘옛다’하는 표정과 함께 손바닥 인사를 나누고 교실로 향한다. 난 멀어지는 시후를 바라보다 교장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한다.






아주 조금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들이 날 초대한 이유가 나의 계기와 다르지 않을 거란 확신 덕분이다.


정돈되지 않은 정보보다,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길

함께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


나아가,

장애가 걸림돌이 아닌 서로를 잇는 길이 되는 일은

이해라는 시선에서 시작됨을

우린 너무나 잘 아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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