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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우리가 시작하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by 고스란

나만 겁이 많은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모두가 겁이 나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한 발을 내디디며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빨리 읽는 사람도 아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일은 언제나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독서 모임은 나와는 먼 세계라 생각했다.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행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혼자였다면 읽지 않았을 한강 작가님의 책도 읽고, 한 달에 한 권씩 벌써 다섯 권의 책을 만났다.
책장을 넘기며 마음에 닿은 문장들을 적어두었고, 그 단상들은 브런치에도 남았다.

지난 6월 말, 독서 모임 특강에서 줌 강연을 들었다.
수많은 독서 모임을 만들고 참여해 온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독서 모임이 가진 힘과 매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굳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굳이 해보며 나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모임이다.

내가 속한 10기 모임에 독서 모임을 제안했다.
거절 미션도 해보고, 서로의 꾸준함과 배려를 알고 있었기에 제안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누군가는 경험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던진 제안이었는데, 어쩌다 내가 모임장이 되었다.

약간의 호기심과 흥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국 책임감으로 수습하게 되는 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부터 내 안에서 새로운 시냅스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브런치 작가, 책을 읽는 모임, 굳이 프로젝트.
이들의 공통점은 언젠가 나만의 책을 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최종 목표도, 의무도 아니다.
다만 언젠가는 한 권의 책으로, 내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내 삶의 세 곳에서 점 하나씩을 꺼내어, 조용히 삼각형을 그려본다.

그렇게 겁이 많은 우리는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고 행동한 후 글을 써서 책을 내기로 했다.

우리는 방향을 정했고,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냥 가는 거다.

정해진 길은 없다. 대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

함께 걸으며 길을 만들어간다.

이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할지는 아직 모른다.

멀면 오래 걸으면 되고, 험하면 함께 넘으면 된다.

무엇보다 다행인 건, 이 도전에는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도 무해한 도전이 또 있을까.

걱정과 설렘이 공존하는 우리의 시작을 한없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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