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당한 때는 지금
마흔이 넘으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예전 같지 않을 줄 알았다. 그건 편견에 불과했다.
직장에서 동아리에 들어가 배드민턴을 친다.
매주 화요일 30명에 가까운 동료들이 굳이 시간을 내어 모인다.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모두 즐겁고 열심히 참여한다.
레슨까지 받으며 조금씩 실력을 더 쌓고 있다.
초반에 안 쓰던 근육을 썼더니 정형외과를 다니며 운동을 해야 했다. 운동을 줄이라는 말에 통증이 가신 후로는 가지 않았다. 운동하지 말라고 할까 봐 병원을 안 가는 미련을 떨기도 한다.
일 년에 두 번 친선대회를 하는데 오늘 상반기 대회가 있었다.
복식으로 4경기 정도 하게 되는데 올해는 3승을 했다. 다행히 승률이 좋았다. 다양한 수준의 파트너와 게임을 하니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이겨서도 좋고 경품으로 가장 좋은 라켓을 받아서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나이가 운동에 제약이 되지 않는 걸 새삼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예전 첫 마라톤 때 나이 많은 분들이 뛰시는 것을 보며 느꼈지만 나이 핑계로 운동을 안 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다.
우리 동아리에서도 가장 우수한 선수층은 40~50대다.
운동한 경력과 다양한 경기를 치른 경험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좀 더 젊을 때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땐 배구와 탁구를 할 기회가 더 많았으니 괜찮다.
다 때가 있나 보다.
하다 보니 3년째. 운동이든 뭐든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내게 다가온 기회를 모르는 척 받아들여야 한다.
부담은 갖지 말고 스며들 듯 내 것으로 가져와야 한다.
다양한 운동을 하며 느낀 건 진입장벽이란 내 마음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때는 내 마음이 그 장벽을 없앤 때다.
아니, 넘어갈 수 있을 만큼만 부순 때다.
어쩌면 내 생각에 들어온 '지금'이지 않을까.
과연 운동만 그럴까.
운동으로 시작해 세상의 이치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