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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Sep 25. 2024

조금만 더 목표 수정

닥치고 그냥 해

힘들었다.

목표는 계속 변경되었다.

늦은 밤이면 몸이 지쳐있었다.

겨우 저녁을 챙겨주고 계속 갈등을 했다.

오늘만 건너뛸까?

내일 새벽에 달릴까?

여러 까지 핑곗거리가 날 위로했다.

피곤한 몸은 잠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집 밖으로 나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꾸준함이었다.

조금이라도 나가 달리자!


일주일 5일은 꼭 달리기와 함께 하자는 다짐은 매주 지키고 있었다.


더도 말고 딱 5킬로만 달리자.

어수선한 마음을 눈치챘는데 카카오 뮤직이 먹통이라 다시 수단으로 음악을 틀어야 했다

유튜브로 아무 음악이나 키고 몸을 서서히 움직였다.

갑자기 감미로운 맬로디가 멈췄다

 

아뿔싸?

노래 없인 즐길 수가 없는데

달리던 발걸음 멈추고 아무 거나 눌렀다

뭐야!

이번에는 노래가사는 없고 잔잔한 멜로디만 맴돌았다.

흥이 나지 않았지만 호수 가까이 가니 신나게 루나쇼가 춤을 췄다. 다시 멈춰서 아름다운 풍경으로 빠게 셔터만 눌렸다. 아직 못다 한 임무로 마음껏 여유를 즐길 수가 없었다.


달리기를 거부하던 몸은 자연스레 내 페이스를 차고 러닝을 즐기고 있었다 어느새 5킬로에서 8킬로 목표 변경?


좋았다.  달리기의 매력은 그거였다. 달리다 보면 적당한 힘듦이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도구가 되어 한 발짝 뛰는데 시너지를 냈다. 8킬로 도달했을 때 조금만 더 달리자.

가을이 다시 숨어 버렸다. 불어 되던 바람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얇은 옷 사이로 흥건히 젖어든 땀방울들이 좋았다.

온몸을 불태워 얻은 귀한 흔적이었다.


아직 못다 한 루틴 때문에 귀한 에너지를 남겨둬야 했다

오늘은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꿀꺽꿀꺽 입에 착 엉겨 붙었다.

힘들게 견디고 나서 간절히 원하던 갈증 회소제였다.

삶은 언제나 요술쟁이였다.

오늘은 어떤 특별함을 던져줄지.. 지멋대로 삶이었다.

어떤 상황도 두려워하지 말고 기쁘게 상대해 줄게.

달리기로 그만한 내공이 생기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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