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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숲에서

서리가 내리고

by 미소


얼었던 손끝의 감촉이

살아나기 시작하고

코끝 찡했던 감동에서 깨어나 보니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곳에서

사유의 뜨락을 거닐고 있었겠지요.


여기가 어디쯤인지

시간이 얼마나 됐는지

흠뻑 취해있던

시간 속에서 빠져나오니

다시 계절을 한 바퀴 돌아

이 자리라는 게 실감이 납니다.

겨울 초입 아직 어스름한

무서리 하얗게 내린 새벽 들길을

아침 빛에 서리가 다 녹을 때까지 걸었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 하나

마음 밖에 걸어두고

아직 허물을 벗지 못한 애벌레처럼

날아오르고 싶어서


아침이면 새로움에 눈을 뜨고

계절마다 몸살을 앓고

해가 바뀔 때마다 꿈을 꾸면서


마음의 골짜기를 찬찬히 걸어 나와

깨어있음을 확인하는

오롯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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