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팥빙수 먹으러 갈까?”
“나 금방 그 생각했는데. 오~통했네. 역시! “
연애 7년, 결혼생활 17년.
7 + 17 = 24.
이 숫자에 뭔가가 있긴 있나 보다. 남편과 함께 한 시간들이 그냥 흘려보낸 세월이 아닌 게 분명하다.
한 사람이 조금 전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을 다른 한 사람이 정확한 타이밍에 말을 하는 순간들이 자주 있다. 깜짝 놀란 표정으로 아주 잠시 서로의 눈을 쳐다보게 된다.
이걸 보고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하는 건가 생각이 든다.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일까,
신기하기만 하다.
남편은 외향적이면서 즉흥적인 사람이고, 나는 내향적이면서 신중한 사람이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졌기에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기도 하고 때론 싸우기도 한다.
우리는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의 주제는 다양하다. 특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시간들을 보냈기 때문에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도 알아가고 있다.
때론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서로의 말에
꼬투리를 잡아 누구의 말이 맞는지 끝까지 말싸움을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며 며칠 동안 말을 하지 않는 날들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화해하는 시간들이 짧아지는 건 그런 상황이 서로를 더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린 같이 있으면 잘 논다. 어디를 가든 뭘 하든 뭘 먹든 상관없다. 그냥 함께 있으면 심심하지 않고 재밌다.
남남으로 만나 법적으로 부부가 된 지 17년이다.
연애 7년을 더하면 24년이지만 그래도 남편을 다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매일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날들이 쌓여가며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고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서로에게 힘이 된다는 걸 안다.
사랑은 처음엔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결국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아닐까.
그리고 그 연습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고,
해마다 다시 시작되는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다.
남남이었던 우리가 부부가 되었고,
부부가 된 우리는 어느새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며 오늘도 우리 부부는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