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준은 각자의 입장차이 일 뿐
오랜만에 홀가분 하게 밖을 나선다.
한달만에 혼자만 의 외출이다.
6월 한달동안 친정엄마 와 아이들 간호로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다.
오전 일찍 물리치료를 마치고 당골 미용실로 나선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꾀나 힘들었나 보다.
않아프던 발바닥 . 오른쪽 무릎 . 오른쪽 손목 까지 저리듯 아프다.
(40대가 되니 여기저기 자잘하게 아픈곳이 생겨난다. 나만 이러는 건가?)
원장님: 유니님~ 오랜만에 오시네요~ 그동안에 잘 계셨어요? 머리도 많이 자라셨네요!
나: 안녕하세요. 기분전환 겸 머리 좀 가볍게 다듬으려구요~
원장님: 한달 뒤 쯤엔 펌 도 한번 하러 오세요~ 오늘 머리 다듬고 나면 펌이 조금 잘려 나갈꺼예요~
냐: 네 그럴께요.
당골 미용실 원장님은 올해 36살, 나와 같은 소띠다. 어릴때 부터 자기만의 전문성과 커리어를 쌓는데 정말 열심히 달려 오셨던 분이다.
사정상 이곳에 머무르고 계시지만, 어디를 가도 인정받는 프로패셔널한 분이다. 우리는 가끔 남자친구, 남편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원장님도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나이라( 요즘은 결혼 적령기가 따로 없긴 하다) 결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나에게 묻곤 하신다.
최근에는 현제 교제중인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해야할 지 고민이 되는 눈치이다.
원장님: 전 유니님이 부러워요~
나: 무슨 고민 있어요?
원장님: 주변에 친구들도 모두 자기 짝 찾아 둥지를 만들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저두 듬직하고 기댈만한 짝이랑 결혼해서 안정감을 갖고 싶어요.
나: 결혼이라... 결혼한다고 해서 꼭 안정감을 느끼는건 아닌데.....
원장님: 정말요? 하하하핳
내 답변이 웃긴 답변은 아니었는데, 의외의 답변이었는지 놀란 듯 우스신다.
나: 음....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결혼이냐?vs 사회적인 성공이냐? 선택지가 2군데 밖에 없다면
사회적인성공(커리어를 쌓는다)을 선택할 꺼 같아요.
원장님: 그건 유니님이 결혼을 하셨고, 안정된 생할에 만족하고 계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나: 네. 맞아요. 내 가족이 있다는게 든든할 때가 많쵸. 하지만 전 사회적인 성공에 늘 목이 마르거든요.
핑계일 수 있지만 내 몸을,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때가 너무나도 많아요.
내가 책임질 가정이 없다면 과감한 선택도 고민없이 진행하겠지만, 현실은 가족과 아이들의 안정권이 먼저 일때가 많아요.
그래서 많을걸 포기하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아이들을 같이 양육해줄 제3자 가 없다면 저의 선택권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되요.
원장님: 그러시구나. 전 나름대로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왔고, 사회적으로도 안정이 되었지만 이제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압도적인거 같아요.
어릴때부터 한길만 보고 달려온 원장님은 단란한 가정을 갖는게 행복의 기준이었고, 서른 살 이후로 가족 돌봄만 해야 했던 내 입장에선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것 이 행복의 기준이었다.
남들이 갖고 있는 조건이 나에겐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있었고, 또는 내가 갖고 있는 조건이 남들에겐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행복의 기준은 없다. 각자의 입장차이 일 뿐이다.
그러니 남과 비교하는 것은 더더욱 의미가 없다는 걸 안다면, 주어진 조건에 감사하고, 내가 바라는 조건 의 충족을 위해 노력하면 그 뿐이다.
오리혀 현재에 감사하며 만족해 하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