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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과목 집중? 당신이 계속 떨어지는 진짜 이유

by 손민규 변리사

"이번 달은 민법만 파야지."

"다음 달에는 특허법을 완벽하게 끝내고."

혹시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하루 종일 한 과목에만 몰입하면 뭔가 성취감도 들고, 그 과목만큼은 확실하게 정복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한 달 뒤, 그 과목 문제를 다시 풀어보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더 심각한 건, 시험장에서입니다. 열심히 공부한 과목은 잘 풀리는데, 마지막으로 본 지 오래된 과목에서 과락이 나버립니다.


똑같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은 여러분의 합격을 가로막는 '과목 배치'의 함정에 대해 정확히 짚어드리겠습니다.


도장깨기 공부법, 왜 위험한가?

많은 수험생들이 하루에 한두 과목씩 집중하는 '도장깨기' 방식으로 공부합니다.

월요일: 민법 8시간

화요일: 특허법 8시간

수요일: 상표법 8시간


언뜻 보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한 과목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시험 당일'과 '평소 공부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시험 전날, 여러분은 무엇을 공부하시나요?

당연히 전 과목을 다 봐야 합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하루에 한두 과목만 공부한다면? 시험 직전과 평소의 공부 방식이 전혀 다른 셈입니다.

"시험 당일에는 모든 과목이 머릿속에 생생해야 합니다. 하지만 도장깨기 방식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항아리 이론: 왜 한 과목만 파면 다른 과목이 증발할까?


저는 이것을 '항아리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항아리의 개수 = 공부해야 할 과목 수
항아리 속 물 = 우리 머릿속 지식

시험 당일, 우리는 모든 항아리의 물이 넘실넘실할 때 시험장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루에 한 항아리(한 과목)에만 물을 채운다면 어떻게 될까요?


첫 번째 항아리에 열심히 물을 붓는 동안, 다른 항아리들에서는 계속 물이 증발하고 있습니다.

1주일, 2주일, 한 달이 지나 다시 그 항아리로 돌아오면? 이미 물이 다 말라버린 상태입니다.

월요일에 민법을 공부했는데, 4일 뒤 금요일에 다시 민법으로 돌아오면 이미 내용이 휘발되어 버린 것이죠.

더 무서운 건, 시험 당일 특정 과목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지나 그 과목에서 과락이 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몇 과목을 공부해야 할까?


이상적인 방법: 하루에 전 과목

"그건 불가능합니다. 저희 시험은 과목이 너무 많아요!"

네, 압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험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급적 하루에 많은 과목을 순환하셔야 합니다.

변리사 시험 기준으로 예를 들면:

민법 1시간

특허법 1시간

상표법 1시간

디자인보호법 1시간


이런 식으로 여러 과목을 매일 순환하는 것입니다.


"한 과목에 집중을 못하지 않나요?"

이건 공부에 대한 오해입니다.

공부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회독을 거듭하면서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것입니다.

하루에 민법만 8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여러 과목을 시간 분배해서 매일 순환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게다가 과목을 바꾸면서 뇌가 리프레시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한 과목만 오래 공부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해지지만, 과목을 바꾸면 새로운 자극이 되어 전체 공부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과목 순환 3가지 핵심 전략

과목 순환도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했던 방법을 공유합니다.

1. 성격이 다른 과목으로 교차하기

변리사 시험의 경우:

민법/특허법 (법 과목 - 문과적 사고) → 물리/화학 (자연과학 - 이과적 사고)

법 과목은 문과적 사고를, 자연과학은 이과적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뇌의 다른 영역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뇌의 피로도가 훨씬 덜합니다.

세무사/감평사 시험의 경우:

재무회계/원가회계 (계산 위주) → 세법 이론/부동산학개론 (암기 위주)

계산 문제를 풀었다가 암기 과목을 공부하고, 다시 계산 문제를 푸는 식으로 '퐁당퐁당' 배치하는 것입니다.

2. 공부 행위 자체도 순환시키기

공부 행위를 크게 분류하면:

암기 (가장 어렵고 에너지 소모 ↑↑↑)

이해 (중간 난이도)

문제풀이 (중간 난이도)

기본서 회독 (가장 쉬움)


"내가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골든타임에는 암기를 배치하세요."


효율적인 배치 예시:

오전 골든타임: 암기

집중력 중간: 문제풀이, 이해 위주 공부

집중력 저하: 기본서 회독, 가벼운 복습


또는 지그재그 배치: 암기 → 기본서 회독 → 이해 → 기본서 회독 → 암기 → 문제풀이

이렇게 행위를 다르게 배치하면 효율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3. 과목 전환 타이밍 파악하기

저 같은 경우 20~30분 정도 공부하면 그 과목이 질렸습니다. 집중력이 그렇게 긴 편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머릿속에 안 들어오겠다" 싶으면 과목을 바로 바꿨습니다.

여러분도 본인의 집중력 지속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셔야 합니다.

어떤 분은 1시간 집중 가능

어떤 분은 30분이 한계


본인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그 한계가 오기 전에 과목을 바꿔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전체적인 공부 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예외: 언제는 한 과목 집중이 괜찮을까?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시험에 처음 입문했을 때, 기본강의를 수강하는 단계에서는 하루에 한 과목 집중해도 괜찮습니다.

이 시기에는 과목의 전체적인 흐름과 기본 개념을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민법 기본강의

다음 달: 행정법 기본강의

이런 식으로 한 과목씩 완강해 나가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기본강의를 모두 완강했다면, 그때부터는 하루에 가급적 많은 과목으로 전환하셔야 합니다.

물론 강의를 듣기 지루하다면 처음부터 여러 과목을 병행하셔도 괜찮습니다.


"수험 기간이 진행될수록 과목 수를 점점 더 늘려 나가세요. 처음엔 2~3과목, 나중엔 시험 직전 되면 전 과목을 보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처음부터 완벽하게 과목 배치를 하려고 하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이 과목 저 과목 바꿔가면서 공부를 해보고, "아, 이 순서가 나한테 맞네" 또는 "이 조합은 별로네"를 경험하면서 나만의 패턴을 찾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내일부터라도:

하루에 한 과목이 아니라 두세 과목 또는 그 이상의 과목을 공부해보세요

성격이 다른 과목을 교차 배치해보세요

본인의 집중력 패턴을 관찰하세요

누적되는 차이를 직접 느껴보세요


▶︎ 혼자서 과목 배치 전략을 짜기 어려우신가요?

수험생 개개인의 상황은 모두 다릅니다. 공부하는 시험, 현재 실력, 생활 패턴, 집중력 특성... 이 모든 것을 고려한 나만의 맞춤형 과목 배치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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