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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raosha Mar 07. 2023

요크(York)에 다녀왔다.

이곳은 걸어서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이다.

  Inset Day를 맞이해, 우리 가족은 요크(York)를 다녀왔다. 영국에 왔으니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수도는 한 번 가보자라고 했지만 이번에도 요크, 즉 여전히 잉글랜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브리스톨, 바스, 슬라우 등 모두 잉글랜드로만 여행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멀지 않다는 것 정도, 하지만 요크는 킹스크로스역(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이 있는 역)에서 대략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영국 내 여행 중 가장 멀리 떠나는 것이기도 하다.


  나와 아내는 무슨 이유가 있어서 해당 도시들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여기 한 번 가볼까?이고, 가기 전에 레일 티켓과 숙소 예약 외에는 알아보지 않는 편이다. 브리스톨과 바스 여행 때도 겨울인데 온천 있는데 없냐면서 찾았던 것이 바스(Bath)였고, 하루만 가기 뭐 하니 다른데도 가보지 하며 가까운 곳을 찾아보니 브리스톨이 있었다.


  여하튼 요크는 역 중심으로 관광 포인트들이 잔뜩 몰려있고 교통수단이 필요 없이 걸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아내가 추천한 곳이다.


  영국 내 여행을 염두에 두었다면 레일의 멤버십(https://www.railcard.co.uk/)에 꼭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3인 가족이라서 Family and Friends Railcard로 가입했고, 1년 기준 30파운드를 내면 된다.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 번 타면 본전 뽑는 건 일도 아니다.


  영국이든 어디든 가면 교회나 성당의 멋짐과 그 거리를 즐기는 맛(?)이 있다. 요크에는 요크 민스터(York Minster)라고 해서 나름 영국 내에서 큰 성당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 정도 규모는 아니었고, 점점 증축하면서 커진 성당이다. 안에 들어가면 스테인드글라스라든가 탑층에 올라가는 등의 즐길거리가 있었지만 날씨가 흐려서 여기는 패스하기로 했다.


  요크 민스터를 뒤로하고 요크의 거리로 돌아오며 해리포터 기념품 판매점이나 애프터눈 티를 즐기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직은 날씨가 풀리지 않아서인지 두꺼운 내 외투 속으로 냉기가 계속 스며들어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은 Pho라는 베트남 체인점에서 간단히 해결했는데, 학생할인이 돼서 서비스비용 정도는 빠졌다. 영국은 참 학생할인 잘해줘서 고맙다. 애 딸려 있는 40대 학생도 학생취급 해주니.. 저녁은 숙소에서 가까운 Pavement Vault라는 펍에서 먹었다. 이름처럼 인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금고와 같은 곳이었다. 버거는 풀드포크가 잔뜩 들어가 있었는데 참 맛있게 먹어서 기억에 남는다. 펍에 오면 항상 느끼지만 맥주 한 잔 들고 몇 시간씩 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안주 없이 몇 잔씩 마시는 사람들도 신기하고....



  아내와 아들을 숙소에 먼저 들여보내고 요크의 밤문화를 즐겨보기 위해 혼자 2시간을 걸어 다녔다. 오후 7시 30분 정도인데 웬만한 상점가는 문을 닫았고, 음식점과 펍만 열려있었다. 펍 앞에는 건장한 가드들이 펍에 들어오는 젊은 친구들을 대기하게 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인원 제한이 있어서 누군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된다고 한다. 오후 8시 정도가 되니 이 크지도 않은 시내 중심가의 펍은 정말 광란의 밤을 보내는 젊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경찰도 계속 들락날락하며 런던에서 보지 못했던 밤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숙소로 돌아왔다. 결론은 요크는 걸어서 2시간이면 웬만한 것을 다 볼 수 있는 동네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다음날 클리포드 타워(Clifford's Tower)에 올라갔다. 입장료가 있긴 한데 이곳에 올라가면 요크 전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학생이라면 할인되고, English Heritage Member(영국 내 역사적인 장소를 자주 갈 예정이라면 가입 추천, 성인 기준 66파운드만 내면 400곳 이상을 방문할 수 있음)라면 무료인 곳이다. 봄을 알리는 수선화가 타워 주위로 피어있지만 날씨가 흐려서 조금은 아쉽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높지 않은 타워이지만 요크의 전경이 잘 보인다. 그리고 2019년(?) 전에는 내부나 옥상이 좀 부실했던 것 같은데, 그 이후에 관람하기 좋게 만들어 놓은 듯싶다. 이곳도 어떻게 보느냐에 다르겠지만 5분이면 다 볼 수 있기도 하고, 1시간이라도 모자랄 수 있기도 하다. 하나하나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아들이 있다 보니 길어야 20분이다. 아들에게 여기서 본 것을 나름 설명을 해주었지만 큰 관심은 없었다.


  요크 주변에도 뭐가 많은 듯 하지만, 요크 민스터, 요크 캐슬 뮤지엄, 뮤지엄 가든스 등 요크역 주변으로 걸어서 볼만한 곳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만한 곳인 것 같다. 그리고 요크 중심가에 바이킹 체험하는 곳이 있고, 꽤 유명한 것 같았지만 관심 밖이라 보고 지나쳤다.


  여기에 다 적진 못했지만 요크는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았고, 괜찮은 음식점들도 많은 지방의 조용한 동네 분위기였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를 가는 길이나 아님 에든버러에서 오는 길에 한 번 들러서 즐기면 좋은 곳인 것 같다.

 

  날씨만 맑았더라도 좋았을 것을...이라고 집으로 오는 내내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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