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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니 Nov 06. 2024

트럼프 2기, 그리고 머스크

트럼프가 우주를 좋아하는 건 잘 알려져 있다. 대통령 재임 동안 그는 우주 분야에서 굵직한 업적을 많이 남겼고, 스스로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그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유명무실해진 국가우주위를 되살렸고, 우주군을 창설했으며, 뉴스페이스 시대를 뒷받침하는 각종 다양한 제도를 설립했다. 저궤도를 무대로 민간 우주시대를 열고, 화성에서 달로 목표를 전환한 것도 그였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트럼프만의 업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미국의 우주개발에 새로운 활력과 속도감을 불어넣은 게 트럼프 행정부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곧 시작될 트럼프 2.0 시대는 미국 우주개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공약집만 봐선 1기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여기엔 민간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규제완화), 우주군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며 (강력한 미국), 상무부의 역할을 늘리고 (‘이익’의 관점에서 우주에 접근), 지지부진한 아르테미스 계획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중국보다 우리가 먼저 달에 갈 거다). 


하지만 1기 때와 구별되는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한때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대선 때 트럼프의 오른팔로 활약한 머스크, 과연 그가 트럼프 행정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다. 


지난 몇 년간 머스크는 과도한 규제가 미국 우주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만일 트럼프가 그동안 주장했던 것처럼 머스크에게 규제 완화를 담당하는 공직을 맡긴다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우주산업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근데… 정말로 머스크가 공직을 맡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첫째, 지금도 벌려 놓은 일이 너무 많다. 과연 여유가 될까? 둘째, 아무리 미국이 비즈니스 친화적인 나라라고 하지만, 세계 최고의 부자에게 자길 감독하는 정부 기관들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을 준다는 건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셋째, 대놓고 미국 권력의 중앙부에 합류하는 건 중국을 자극, Tesla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그 관계가 앞으로 우주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아직은 기다리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둘 다 기존의 문법으로는 해석이 안 되는 캐릭터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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