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버리 러닝은 가볍게 뛰며 내 몸 상태를 파악하는 시간
요즘 제마(JTBC) 풀 마라톤 준비하는 남편을 따라
(남편만 참가)
같이 뛰러 나가다 보니
평소 격일로 뛰는 내 루틴이 깨지고
뛰는 거리도 두 배로 늘어났다.
좀 무리를 해서 그런지
오른쪽 무릎에 열감과 통증이 느껴졌다.
"혹시 나도?" 러너들에게 자주 있는
무릎 부상이라는 생각에 무서웠고
달리기를 오래 쉬어야 할까 봐 걱정이 됐다.
며칠 전 무리한 달리기로
발목 부상과 무릎 부상 입은 사람의 영상을 봤는데
무릎에서 주사기로 물을 빼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루 충분히 쉬면서
남편이 알려준 폼롤러도 다리 마사지와
무릎에 냉찜질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하루 더 쉴까 하다가
마음이 불편해진다.
"최대한 천천히 걷는 수준으로 3킬로만 달리고 오자."
"1킬로 달리다가 아프면 멈추고 돌아오자"라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디디며
오른쪽 무릎 통증의 정도를 파악하고
가끔 찌릿 거렸던 왼쪽 허리.
발바닥은 아프지 않은지
뻐근했던 팔과 어깨는 좀 풀렸는지
내 몸의 근육과 관절 마디마디에 초집중을 하며 달렸다.
내가 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느낌
나를 위해 주는 내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어라? 무릎도 허리도 어깨와 팔도 모두 멀쩡하잖아?"
"너 정도 달리는 사람은 부상을 당하지 않아."라는
남편 말에
"내 무릎. 오빠 무릎 봐봐. 두 배나 차이 나지?
오빠한테 10킬로가 껌이겠지만 나에겐 힘든 거리야."
"내 무릎은 5킬로만 쌔게 달려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무릎이라고"라며
엄청 대들며 말했던 내가 민망했다.
남편이 오늘은 쉬어야 하니까
10킬로만 가볍게 뛰고 온다는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던 내가
<가볍게 뛰며 내 몸 상태를 파악하는 시간 >
이것이 리커버리 러닝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내 몸을 사랑하는 진정한 러너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