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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미 Jul 31. 2023

예술의 소비: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예술과 인류학

 우리는 일본 문화를 향유하는 층을 ‘오타쿠‘라고 부르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2년 사이 한국에서 다양한 일본 애니메이션과 음악들이 유행을 하면서 이러한 거부감들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자신을 일부러 오타쿠라고 칭하는 부류도 생기며 일본의 콘텐츠가 한국의 대중적인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이다.

현재까지의 한국에서의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를 살펴보면 1,2위가 모두 2023년도에 개봉한 최신 작품들이다. 뿐만 아니라 j-pop, tv 애니메이션들도 근래에 들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이전까지 소위 ‘오타쿠 문화‘로 칭하던 콘텐츠들이 대중적으로 소비되고, 이상하다는 인식보다 오히려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에서 언급된 ’일코‘ 행위는 사라지지 않았다. 애니메이션을 깊게 좋아하고 소비하는 층에서는 이렇게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것들을 그다지 반기지 않아 하며 그들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표출하였을 때 자신이 대중적이고 가볍게 소비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더욱 ’일코‘를 하며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기에 논문에서 언급된 오타쿠들의 행동 양식은 ‘j-콘텐츠’가 유행함에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애니메이션이 한국에 유행한다는 점에서 살펴볼만한 또 다른 점은 바로 세대 간 문화의 이해이다. 유튜브의 많은 영상에서 기존의 X세대와 현재 20~30대를 칭하는 MZ세대 간의 갈등을 많이 다룬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이 잠시나마 완화된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예가 바로 <슬램덩크>이다. 슬램덩크는 1990년에 연재를 시작한 만화로 ’아버지 세대‘ 때 유행했었다. 그 이후 2023년 1월에 슬램덩크의 일부 내용을 영화화하여 465만 명이라는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였다. 영화는 X세대뿐만 아니라 MZ세대도 많이 관람하며 열광하였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 <슬램덩크>를  현재세대가 봄으로써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좀 더 이해하고 더 나아가 기성세대와 접점이 생김으로써 갈등 완화의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일본 콘텐츠가 우리나라에서 흥행하면서 일본으로 여행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이전에도 많이 여행가는 국가 중 하나였지만 현재 사람들이 여행하는 목적은 많이 달라졌다. 오타쿠라고 불리는 사람들 이외에도 만화의 실제 배경지를 관광하거나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사기 위해 일본을 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 540만 명 관객으로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 등장하는 장소가 후쿠오카에 위치하였다고 알려진 후 현재 후쿠오카에 많은 한국인들이 실제 장소를 보기 위해 여행을 갔다. 또한 <슬램덩크> 속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일명 ’슬램덩크 성지순례‘라는 여행 패키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4월까지 일본으로 간 한국인 관광객이 200만 명으로 일본에 방문한 관광객의 한국인이 30%나 차지하였다. 이를 통해 일본 콘텐츠가 한국 전반적으로 미친 영향이 큼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현상들을 보았을 때 현재 유행하는 일본 콘텐츠들이 한국 사회문화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오타쿠‘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러한 인식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콘텐츠를 의존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우리의 콘텐츠도 발전시켜 문화 전반적으로 다양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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