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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성권 Sep 19. 2024

[리딩] 실험실 생활: 과학적 사실의 구성(1,2장)

브뤼노 라투르·스티브 울거 지음, 이상원 옮김 | 한울 아카데미 

발제 : 장성권 | 24.09.11.(화)     


부뤼노 라투르의 초기저작으로 1975년~1977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신경내분비학 연구자 기유맹이 이끌던 미국 소크생물학연구소(캘리포니아)에서 과학인류학자로서 경험을 담았다. 


'라투르는 논문이나 토론에서 사용되는 개별 진술들이 모두 동등한 사실을 담은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그는 ‘사실성’의 5단계 등급이란 분석적 접근도구를 만들어 진술들을 모든 참여자가 공유하는 암묵적 지식(5유형)부터 모호한 추측·가정·예비 가설(1유형)까지 단계적으로 분류한다.' 

(한겨레 2019.10.19 김지훈기자 부분발췌)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78895.html



1장 : 질서에서 무질서로     

관찰자와 과학자

  과학인류학자라고 선언한 관찰자는 현장 과학자들에 의해 가르침을 받는다. 역사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등 과학과 관계없는 외부인이 과학에 관함 관심을 품고 있더라도, 그리고 현장 과학자가 상황 인식을 하더라도 통상 현장 과학자들은 여타 학제에 대해서 원리, 이론, 방법, 쟁점에 관한 보통 이상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탐구자(사회학 연구자 등)들이 써낸 과학의 사회적 연구를 담은 학술 논문을  “좀 지루해”보인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탐구자의 보고서 작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점과 정보가 다시 과학자와 탐구자 간 관계의 의존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탐구자와 과학자의 관계성과 의존도에 따라 과학의 관한 보고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우리(라투르, 울거)가 소속된 연구소는 ‘생명과학’의 영역을 수용해, 언어학 분과가 필수적인 일부의 경향이 있었다. 우리가 실험실을 연구하는 구체적인 동기와 목적은 학문적 탐구의 관점에서 ‘사회학’이라는 과학 활동 연구의 주변부다. 그것은 ‘과학적이지 않은’ 측면을 다루는 일로, 일테면 과학자들이 외부적 요인의 관입(觀入)으로 그들의 연구가 방해받는 상황을 발견하는 정도다.       


사회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참여자의 자원 

  사회학에서 과학현장 탐구는 항상 관념적이다. 첫째, 사회학자들은 일종의 학문적 추문폭로에 참여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선입견과 인식이다. 둘째, 과학자들은 타인의 주장에 대해 흠을 잡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데 사회적 상황을 끌어온다. 일테면 “X는 3일 밤을 연속해서 깨어 있었으며 극도로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그가 최초의 광학적 펄서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사회적 요인의 관입으로 체계적인 과학적 절차의 내부가 교란된다. 즉 관찰, 주장, 성취에 따라 사회적 상황에 호소함으로써 결함을 갖는다. 셋째, 사회적 요인이 과학적 절차에 맞춰 고쳐 씀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요인은 과학과의 관계가 필수불가결해 보인다. 과학 절차에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밀’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면서 사회적 요인보다는 과학(적) 절차로 주장된다. 그러나 우리의 논의현장 과학자사이에서 ‘사회적’, ‘지적’ 사이의 구별과 그것이 과학자들에 의해 사용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사회적’, 을 구별함으로써 과학인류학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관찰자의 진퇴양난

  과학자의 연구가 중심이 되는 절차와 성취에서는 사회적 설명이 필요 없다. 우리의 주된 비판은  첫째, 과학의 기술적 측면보다 사회적 측면에 집중하는 연구(보고)를 선별 및 제한하는 것이다. 둘째, 기술적인 것에 반하는 사회적인 것에 강조함으로써 잘못된 또는 틀린 과학의 예시로 설명하는 것이 사실적 과학으로 오인되는 방식을 추적해 분석하는 것이다. 셋째, 사회적인 것에 대한 강조로 인해 기술적인 것에 대해서 충분히 주목되지 않는 것이다. 일테면 휘틀리(Whitley)는 과학에 대한 사회학적 관심이 ‘과학자들에 관한 사회학’으로 전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논했다.  (…) 


과학인류학

 우리가 이번 프로젝트를‘과학인류학(anthropology of science)'이라 부르는 이유는 첫째, 과학자라는 특수 그룹에 대해 민족지학적(ethnographic) 탐구를 담은 모노그래프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둘째, 실험실에서 얻는 과학 활동에 관한 관찰 모음과 서술에 중요성을 갖는다. 과학 실천에 관한 현장 관찰을 통해서 과학 활동의 기술 특성을 발견하는(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즉 실험실에서 기술 실천체계적이고 말쑥해진 연구 보고서 안으로 조직되는 경험적 탐구를 관찰/분석해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인류학이 가지고 있는 친숙함(원주민 되기)과 낯설게 보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과학자 개인들의 특별한 능력보단 오히려 과학활동의 지식이 구성되는 하나의 사회적 경기장에서 (과학의)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관찰 과정의 세부 사항, 일테면 일련의 수치를 의미 있게 만든 방법을 알고자 한다. 즉 질서를 구성해 내기 위한 사회적 절차와 함께 할 것이다.  

    

질서의 구성 

   과학탐구의 근본 문제(인식)는 관찰자의 발언과 관찰의 질서 잡힌 산출방법과 절차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탐구의 초점은 질서의 생산에 있다. 이렇게 잘 조직되고 논리적인 관찰자는 현장과학자들의 질서를 산출시키려는 상황에서 정보를 얻게 된다. 이렇듯 과학이 질서 잡혀 있다는 믿음과학 실천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넘어설 수 있다. 질서 잡힌 재구성(reconstruction)과 합리성(rationalization)에도 불구하고, 혼란과 대면과 교섭은 수반된다. 즉 잘 잡힌 질서는 범위를 축소하고 일관된 신호가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틀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틀 구성 부과된 과정우리의 연구 주제다. 관찰자가 혼돈된 관찰의 모음에서 질서를 직조해 내는 것이다. 또한 방법의 타당함을 보여주는 것이 관찰자의 능력이다. 타당성의 기준 중 하나는 사회적 현상 서술이론적 체계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연역적)으로 유도되어야 한다. 그리고 경험적 관찰과 견주어 시험되어야 한다. 특히 시험은 관찰이 수집된 상황과 격리된 채 수행되어야 한다. 서술의 연역적 산출의 구도는 에틱(etic : 언어·행동의 기술에서 기능면을 문제 삼지 않는 관점)화에서 서술의 신뢰 가능성과 재현 가능성이 중요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적 행동에 대해서 정보를 얻는 서술의 구도는 이믹(emic : 언어·문화 현상 등의 분석·기술에 있어서 기능면을 중시하는 관점)화를 취해야 한다. (직조방식의 타당함)  

    

재료와 방법

  실험실의 활동, 논문의 초고, 참여자들 간에 오간 메일, 비망록, 모든 구성원에 대한 인터뷰 등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우선 예비 분석과 글쓰기는 초기 참여 이후에 곧바로 시작했다. 날짜, 장소, 관련인들은 머리글자로 대체했다. 또한 사회적 또는 정치적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 일화와 사건만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논의의 조직화 

  2장에서 우리는 신참자의 눈으로 실험실을 묘사했다. 실험실 방문은 ‘관찰자’에 의해 이뤄졌다. 모든 실험실의 활동과 관심은 역사적 차원에서도 설명될 수 있다. 즉 실험실의 일반적인 틀(routine)을 구성해서 다시 보는 것이다. 3장은 인류학적 관찰자가 제공한 실험실 활동을 배경으로 특정 사실의 역사적 구성과 뒤이은 실험실 작업에의 함의에 대해 세밀히 조사한다. 4장은 사실 구성에 대한 역사적 해설로부터 실험실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교섭의 미세처리(‘사고 과정’과 ‘논리적 추론’)에 관한 고찰로 이동한다. 5장은 사실을 생산하는 주체를 관찰하고 새로운 사실 구성에 결정과 나아가 투자를 이끌기 위한 노력에 대한 실험실 구성원들이 취하는 일련의 전략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사실 구성의 체계로서 실험실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이 논의를 기초로 6장에서는 질서를 직조하는 과정에서 본질적 요소를 재생시킨다. 마지막으로 실험실 작업을 특징짓는 해명의 구성과 이런 방식으로 실험실을 묘사하는 해명의 우리 자신에 의한 구성 사이에 존재하는 본질적 유사성을 논의한다.           


2장 : 인류학자가 실험실을 방문하다     

문헌적 기록하기

  실험실의 구조, 장비, 운영환경, 구성원의 역할 및 활동 등을 파악하고 기록한다. 크게 시험-기록-분석-초고-논문 비교-논문 산출로 구성된다. 이 지점에서 관찰자는 실험실이 생각만큼 혼동을 주지 않다고 느꼈다. 장치의 기록하기 역량, 표시하기, 코드 찍기, 파일화 및 글쓰기, 설득, 토의에 관한 문헌적 숙련이 과학자-관찰자와 유사해 보였다. 지금까지 문서의 중요성은 과학 활동에서 비공식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학사회학의 경향과 대조된 모습을 확인했다. 일테면 과학 정보의 의사소통이 공식적 경로보다는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우세하게 일어난다는 점이 주목받아왔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탐구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결과에 관한 모든 발표 및 토론에 슬라이드, 측정값 기록지, 논문, 출판 전 논문, 레이블 또는 기사를 사용했다.      

실험실의 문화 

 실험실 관찰자는 매개적 지위를 갖고 있다. 매개자는 과학자들과 공유하는 넓은 문화적 가치와 친숙성을 마련해 주지만 실험실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과학자들을 의지할 의향은 없었다. 매개적 지위의 결론은 한 부류의 실험실 구성원을 만족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일테면 과학자들을 독자와 저자로 묘사하면서 글쓰기 활동 참여자라는 데 분개했다. 실패는 첫째, 다른 글쓰기와 구별하는데 실패했다는 점과 둘째, 과학자들이 무엇에 관해서 쓰고 있는지, 그 실험은 “신경내분비학”이었다. 이러한 실험에서 관찰자는 아리아드네의 실이 관찰자를 막다른 길로 이끌었다는 느낌에 막막해졌다. 

  인류학에서 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과학(자)에서는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신경분비학은 신화의 모든 속성을 지닌 것으로 보였고 신경분비학은 그것의 선구자들, 신화의 기초자들, 혁명들을 갖고 있었다. 선행연구와 연구가 집중되었던 시기 등 특수한 문화를 구성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또한 시험 분석에서 정제 사이클, 정제 결과에 대한 비교점, 화학적 분별물이 물질이라는 이름 부여받는 상황 등을 실험실 활동을 관찰했다. 실험실의 문화적 특수성은 참여자에게 활용 가능한 신화 안에서만 있지 않다. 실험실에 특수한 것은 우리가 기록하기 장치라고 부른 장치의 배치다. 단순히 현상이 물질적 도구 사용에 의존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현상이 실험실의 물질적 배치에 의해서 철저하게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실재는 바슐라르가 ‘현상기법(phenomenotechnique)'이라 칭한 것으로, 이것은 물질적 기법을 통한 구성 덕분에 한 현상의 외양을 취한다. 현상은 장치가 고장 나거나 새로운 장치가 실험실에 들어올 때마다 뚜렷했다. 실험실의 물질적 환경 없이는 대상의 어떤 것도 존재한다고 이야기될 수 없다. 그럼에도 물질적 환경은 아주 드물게만 언급된다. 우리가 자세히 고려한 것은 이 역설이며, 이는 과학의 본질적 특성이다.      


문서와 사실 

  관찰자는 논문들의 상대적 가치에 대해 가능한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몇몇 논문 정독했다. 그러나 논문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과학적) 논문은 중요한 발견물(결과)에 관한 의사소통 수단일 뿐이었다. 그 대신에 관찰자는 일상적 탐구, 숙련, 암묵적 지식이라는 배경 속으로 지각할 수 없게 동화되었다. 논문은 진술의 수용을 강화하기 위한 설계된 장치임을 가정하는데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목적은 진술 유형의 변화가 진술의 사실적 지위 변화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진술 유형을 구별하는 법으로 과학자들이 진술하는 문법적 형식의 변화가 사실적 지위의 변화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점과 실험실 활동을 특별한 진술 유형을 발생시키고 수용시키기 위한 투쟁으로 묘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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