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키워드 : 풍요와 영향력.
10월의 긍정확언: 나는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10월의 원씽. 간헐적 단식과 글쓰기.
9월이 쏜살같다고 했다고 했는데 10월은 마치 빛으로 만든 화살처럼 더 빠르게 지나갔다. 활은 빛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눈 깜짝할 새 한 달이 지나가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이 되자마자 시작한 어마어마한 연휴가 열흘을 꿀꺽해 버렸기 때문이다. 양가를 다녀오고나도 한참이나 휴일이 남아서 여유로운 연휴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자연스레 핸드폰과 멀어지게 한다. 주말 이틀은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열흘의 연휴는 달랐다. 연휴가 끝나갈 즈음엔 뭔가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까지 들었다. 고작 10일인데, 그 기간 동안 소홀했던 각종 SNS에는 먼지가 앉은 듯했다. 하지만 막상 돌아가 보니 생각과는 달랐고 오히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SNS에 썼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많은 시간을 들여 SNS를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한 달이었다.
지난달 기록을 보니 고심해서 키워드와 긍정확언을 정했다는 말이 첫머리에 나온다. 정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며 약간 어깨를 으쓱이는 것이 느껴지는 말이다.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구나, 하며 고개를 숙이게 되는 순간이다. 내뱉은 말이 면구스럽지만, 지난 시간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니 이 또한 좋다고 생각해 본다.
1년이 100일 남았다는 매일 글을 써보겠다며 매거진을 시작했다. 다른 분들도 오랫동안 글쓰기를 쉬었다며 매거진 참여를 신청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이었다. 나조차도 글쓰기를 며칠 하더니 고꾸라져 버렸는데 그런 모습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아니었을지 걱정이다. 위안을 하는 것은 그래도 매거진을 시작해서 쓴 글이 하나라도 늘었다는 것이다. 우연히 최진영 작가님이 매일 쓴 글을 모아놓은 책을 보고 야심 차게 시작했는데, 늘 그렇듯 시작만 창대해서 문제다. 사람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진리처럼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또 드러났다.
야심 차게 시작했던 경제독서 모임도 그랬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서 시작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 좋은 시작을 어그러뜨린 것은 나였다. 주말에도 인증하는 것인지를 몰라 시작한 지 며칠 만에 인증을 놓쳤다. 매일 성실하게 참여하시는 분을 보고 놀라 그분을 열심히 따라가려고 했다. 결국 그분은 거의 매일 인증하셨지만 나는 빼먹고 빼먹어 마지막 날 인증도 놓치고 말았다. 역시다. 시작만 하고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또다시 시작만 하고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기회를 준 플라이북에도, 참여하셨던 분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온라인이 쉽다고 덤볐는데 이마저도 해내지 못하면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아쉬움보다 더 큰 자책이 밀려왔다.
그래도 그래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소 잃었다고 망연자실해 있을 수는 없다. 슬퍼한다고 잃은 소가 돌아오지도 않는다. 매번 소를 잃는다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이다음에 소를 잃을 것은 뻔한 사실이다. 어떻게 잘 고쳐야 다음번엔 소를 잃지 않을지 고민해야겠다. 실패가 아니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해 보자.
10월의 긍정적인 면을 꺼내보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짧았지만 일도 했다. 아는 분의 소개로 전혀 새로운 분야의 일에 도전하고 있다. 관련 경력도 적고 학력도 부족해서 지원할 때마다 떨어지기 일쑤인데 이번에 운 좋게 기회가 왔다. 아침 일찍 가야 하는데 집에서 50km 떨어진 곳이라 첫차로도 갈 수가 없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해서 지하철로 갈아탔다. 다행히 다음 날부터는 출근 시간이 늦춰져 첫차를 탈 수 있었다.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출근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도 일을 배우고 사람을 배웠다. 앞으로의 세상에 나는 어떻게 변화해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짧은 출퇴근이었지만, 매일 새벽같이 먼 길을 출퇴근하는 남편의 노고에 대해서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할 때는 오랜만에 출근하는 설렘과 기대에 기뻤고 일이 끝나고 나서는 다시 쉴 수 있어서 안도했다. 며칠 밖에 안 됐지만 어떤 오랜 일보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평소보다 더 많은 감사를 느꼈다.
아이와 함께 마라톤도 나갔다. 3km라서 걸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대회에 가보니 꼬꼬마들도 뛰고 있었다. 아이는 처음으로 3km를 완주했고 끝나고 나니 해볼 만했다고 말했다. 대회장으로 갈 때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마라톤 시작할 때가 되니 딱 비가 그쳤다. 나와 아이의 첫 마라톤 출전을 하늘이 응원해 주는 것 같았다. 아이와 그 이후에도 동네 천변에서 뛰고 싶은 소망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소중한 마라톤 경험이었다.
대회에 가서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랐다. 10km 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을 보니 나는 도전하지 못하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생각보다 더 천천히 앞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느슨해지고 지루해진 달리기에 다시 불을 붙여주었다는 것이다. 관성처럼 3개월 정도의 시간 뒤에는 원래의 나로 돌아가려는 습성이 있다. 신나게 뛰고 있다면서 평생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래로 돌아가려던 차였다. 치솟던 흥미가 사그라들고 있었다. 신나던 그때, 마라톤을 신청해 놓은 나를 칭찬하며 몇 달 뒤 나를 위해 다음 마라톤을 찾아봐야겠다. 그동안은 재미로 달리기를 했다면, 이제는 계획을 짜서 운동해야겠다. 때마침 나에게 필요한 문장도 만났다. 3개월 만에 흥미가 떨어진다면, 3개월마다 다시 새롭게 하면 된다, 아자자.
기분에 따라 운동하지 말고, 계획에 따라 움직이세요.
아무튼 명언, 하지현
간헐적 단식이 문제다. 몇 달째 원씽으로 꼽고 있는데, 그 한 가지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 늘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운동을 하지 못했던 기억과 겹쳐진다. 그러던 내가 어떻게 운동을 하게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는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어느 날 마음이 동했고 그걸 누군가 응원해 줬다. 그렇게 어쩌다 시작한 운동을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었고, 재미가 생겨났다. 이 과정을 간헐적 단식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 일단 목표를 향해 방향 설정하는 것을 가장 먼저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다. 11월의 키워드, 긍정확언, 원씽은 모두 ‘간헐적 단식’을 향해 봐야겠다. 그러면서 간헐적 단식을 해내고 성장하는 11월을 보내기를 기대해 본다.
11월의 키워드 : 인내와 성장.
11월의 긍정확언 : 나는 나의 몸을 사랑하고, 건강한 습관을 실천한다.
11월의 원씽 : 간헐적 단식, 달리기, 글쓰기.
이달의 책
이달의 여행지
이달의 문화행사
이달의 음식
질문 출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