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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또 다른 변태스러움 '어쩔 수가 없다'

by 윤슬

박찬욱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엄청나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보고 나면 왠지 기분이 나빠지거나 찝찝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태적인 부분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의 보기 싫은 부분을 들킨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을 예술이라고 한다면 별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예술은 무엇인가? 에 대해 사실 나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므로 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예술적이라는 것에 동의는 할 수 없다. 그의 영화에 감탄하는 것도 변태적으로 느껴진다.


전작 ‘헤어질 결심’에 호평을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난 그저 그런 편이었다. 오히려 영화 ‘아가씨’가 그의 변태력이 한층 발휘되어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르지 않았나? 싶어서 난 영화 보는 내내 감탄하였다. 어쩜 그렇게 예쁜 포르노를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두 여자를 벌거벗겨서 인간 몸의 아름다움을 극도로 표현해 냈다.


왜 결말에 살인자 주인공은 처벌받지 않는가?


이번 영화 ‘어쩔 수가 없었다’라는 사실 결말이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어찌 되었든 주인공을 살인자이고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난 그래서 마지막까지 어떻게 주인공이 비극적인 결말이 맞이하는지 기다리고 있었으나 결말은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어찌 되었든 그는 일자리를 다시 찾았고, 자기 집도 지켜냈다. 하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고 AI 기계와만 일을 하는 그 모습이 비극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아내의 팬티 냄새로 바람 비운 것을 찾을 수 있다는 남편!


남자가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아내는 치위생사로 일을 한다. 남편은 아내가 어린 의사랑 바람이 났다고 의심하고 아내의 팬티 냄새로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어이가 없던 아내가 팬티를 벗어서 남편에게 던지고 그것을 맡는 남편을 보니 정말 박찬욱 감독은 이런 변태적인 순간을 참 잘 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미행해서 두 사람의 불륜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을 취한 것이다.


아내는 아들을 위해 브래지어를 벗는다.

아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둑질을 하고 아들을 풀어줄 수 있는 돈 많고(자신을 집을 사려고 하는) 다른 여자에게 치근덕거리는 아들 친구 아빠를 유혹한다. 아내는 도둑질한 아들을 구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브래지어를 벗는다. 아들 친구 아빠를 만나서는 자기 가슴의 유두를 볼 수 있게 딱 달라붙은 티를 입을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한다. 남편이 오면 가리기는 하지만 남편이 있어도 몰래 보여준다.


‘아들을 끄집어내 주면 난 당신이랑 잘 수 있어!’ 아내를 그 남자에게 몸으로 이야기한다. 이 장면 역시 박찬욱 감독의 변태력이 한층 발휘한 순간이었다. 말이 아닌 몸으로 그것도 옷에 나타나는 유두로 말이다.


남편과 아내의 이런 노력으로 이 가정은 평화가 찾아온다.


역시 박찬욱 감독의 변태적인 감각은 여전한 것 같다. 변태스러운 장면들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예술일까? 참 난해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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