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껍데기 39
20년 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었던 배우를 만났다.
처음엔 그 영상 속의 사람인지 몰라봤다.
역시 세월의 흐름은 거스르기 힘든가 보다.
20년 만에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도 나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려나?
매일 보는 사람들은 변화의 속도에 적응해서 서로에게 둔감하지만
10년 세월을 건너뛴 사람들과의 만남은
기억 속의 아련함과 세월의 무상함이
만남의 설렘을 넘어설 수도 있겠다.
추억의 배우는 카메라 앞에 있지 않고 다른 삶의 현장에 있었다.
카메라 앞의 배우는 믿음이 가지만
갑자기 내 삶의 영역에 나타나 20년 전의 배우명함을 내밀면
일단 의심을 하게 된다.
각자 자기가 살아온 흔적대로 지금 있어야 할 곳이 있는 법이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에는 의심과 의혹의 눈초리를 견뎌야 한다.
믿음도 줄 수 있어야 한다.
돼지가 돼지우리를 벗어나면 굶어 죽기 딱 좋다.
하지만 돼지우리 안에만 있으면 실컷 살만 찌우다가
결국 도축당할 것이다.
이래나 저래나 죽어서 살과 껍데기만 남을 뿐이다.
과거를 극복하고
새롭게 남 앞에 설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
갑자기 나타난 20년 전 추억 속 배우에게 도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돼지우리를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에 도전하는
그대의 도전을 응원한다.
살이 너무 빠졌던데.
많이 먹어서 나같이 돼지++의 길을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