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by 박순영

점심무렵, 마두역에 나갔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눈에 익은 얼굴을 보았다.

나는 모자를 눌러 썼는데도 상대도 날 알아봐서, 맞구나, 하고는 서로 어정쩡하게 인사를 하였다.

바로, 이 집을 중개한 중개업소 사장님이었다.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쳐도 될걸,

'어떻게 여기까지?'라고 물어와서

'네..삼성에 볼일이 있어서요'

'...'

'또 뵐게요'

'연락주세요'

하고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 순간, 이게 무슨 징표처럼 여겨졌다.

내가 또 움직이나? 하는...



오피스텔이라 내놔도 쉽게 나가지 않을거고, 난 1원도 깎지 못하고 비싸게 사서 네고를 해줘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그분을 보고나니, 최소 내놓으면 나가는 운이긴 한가 보다, 하는.


해서 지금 중산동 저가 빌라 매물을 훑고 있다. 단, 빌라생리를 잘 몰라서 선뜻 마음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관리비 규정도 어찌 되는지 모르겠고...

암튼, 한두달 지켜보다 움직이든 말든 결정을 내려야할 거 같다. 이젠 이력이나서 돈만 있으면 한달에 한번씩움직일수도 있을거 같다.


사주에 부동산이 있다더니, 돈버는 운이 아니고 옮겨다니는 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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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준이 차에서 내린 다음 수미는 이를 악물었다.이번엔 기필코...라며 그녀는 엑셀을 밟았다. 차는 무서운 기세로 전방을 향해 돌진했고 저만치서 지켜보고 있는 경준은 당황해서 움찔했다. 그 순간이었다.

차마....차마 경준을 칠 수는 없어 수미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굉음과 함께 차는 급정거했고 수미의 온몸엔 경련이 일었다.

경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비틀비틀 수미의 차로 다가왔다.

둘 사이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니, 그 어떤 말도 필요가 없었다.

"다음엔 너 죽여버릴거야!"

그 말에 경준은 넋이 나간 얼굴이 돼버렸다. 그런 경준을 놔두고 수미는 능숙하게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데 완연한 봄밤의 향기가 그녀의 코를 자극했다. 겨울이 갔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후로 경준은 다시는 수미를 찾지 않았고 어쩌다 인근 대형마트에서 부딪쳐도 먼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배려>


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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