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by 박순영

코로나로 인해 이혼율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 같다. 초기엔 24시간 붙어지내는 것에서 갈등이 시작돼 그동아 누적돼온 서로의 앙금이 폭발해 이혼율이 늘더니 지금은 대출이자율의 상승과 함께 다시 수그러든다고 한다. 이렇듯 결혼이란것도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거 같다.


그러면서 황혼결혼과 이혼은 무엇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인생을 거의 살고 난 다음 무슨 연애감정이 싹틀까 싶지만 그래도 환갑 넘어서도 곧잘 결혼하는걸 보면서 우리의 감정은 세월과는 무관하다는걸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얼마전 한 커플의 안타까운 파경소식을 접하면서 또한번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일이 있다.


다름아닌 황혼이혼의 예인데, 결혼전에는 곰살궂을 만큼 잘해주던 남자가 결혼하자 하던 일도 때려치우고 여자에게 돈을 벌어오라고 닦달을 했다. 여자는 어렵게 한 결혼인만큼 꾹 참고 바깥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그중 일부는 남편의 용돈으로 주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남편은 집안에서 술담배로 시간을 보내더니 어느날은 산악회에 가입했다며 등산장비를 사내라는 요구를 했다.


해서 여자는 차라리 잘됐다, 일을 안할바에는 건강이라도 지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가의 등산장비를 사주었고 그때부터 남자의 외도와 폭력은 시작되었다. 남자는 산악회에서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외박을 일삼고 집에 들어와서는 주사를 부리는 등 아내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내는 참으려고 노력했고 재이혼만은 면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듯 하다. 하지만 어느날 술취한 남편이 자기가 이집 가장인데 왜 집 명의를 네것으로갖고 있냐며 당장 명의를 자기것으로 바꾸라고 했다. 그집은 아내의 유일한 재산이자 전남편으로부터 법적 소송을 벌여 간신히 얻어낸 것이어서 아내는 처음으로 남자에게 맞섰고 그 결과는 참담한 폭력으로 이어졌다.



결국 여자는 이혼을 요구했고 별거를 거쳐 마침내 이혼에 합의했다. 이렇게 끝난게 아니다.남자는 이혼에 합의하는 대신 자기가 재혼할때까지의 생활비를 대라고 했고 여자는 어떻게든 이혼해야했기에 할수없이 응했다고 한다. 지금도 어쩌다 남자의 생활비 입금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그는 전화로 온갖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다고 한다 .


이들의 예를 보면서 황혼기의 결혼은 20대 연애같지야 않겠지만 서로의 조건과 취향이 적당히 맞으면 나머지는 휴머니즘으로 가는 것이라 믿었던 나의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황혼결혼의 파경율은 거의 90% 에 이른다는걸 뒤늦게 알고 나이들수록 마음을 비우는게 아니라 지나온 생에 못해보고 가져보지 못한것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높아진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하기사 60여년 형성돼온 에고가 어디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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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주위의 많은이들이 늦게나마 새로운 사람과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걸 보면서, 존재의 외로움에 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있고 외롭지않고 건강하다면야 굳이 결혼을 왜 하는가.그런데 그 세가지중 무엇 하나라도 결핍 돼있으니 하는것이리라.

말 나온김에, 요즘 황혼결혼의 양상 중 하나는 한쪽이 치매나 질병에 걸리면 병원치료도 마다하고 곧장 요양원에 입원시켜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병원비도 대지 않고 남은 재산을 독식한다는 것이다.



굳이 결혼으로가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라고 하지만 우리의 욕망이 그리 단순한가. 좋아하면 같이 살고싶고 동침하고 싶고 아플땐 케어받고 싶은게 인간의 욕구이거늘. 죽기전에는 지지 않는 우리 안의 무지개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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