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처음
단어만으로 설레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 누구라도 시작을 해야 끝이 있고
처음이 있으니 지금도 현재도 미래도 존재한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마음속에선 나의 실패는 너무나도 뼈아프다.
타인의 성공을 온전히 축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첫 성공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기도 하고
첫 실패의 기억으로 평생을 괴로워도 한다.
나는 자잘한 성공들로 으쓱했다가도 실패의 기억으로 바닥으로 처박히곤 했다.
회복탄력성이 없으면 남들보다 더 쉽게 상처받고 회복의 범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언젠가 만났던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도.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았던 나는
내내 울었고 무뎌졌다고 여겼지만 그건 그저 금 간 잔을 억지로 보수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누구도 나를 나보다 잘 달랠 수 없고
나의 내밀함을 아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그렇기에 나라도 나를
사랑하고 잘 달래 살아가도록 응원해야 한다
그게 내 결론이다.
이 정도는 다들 힘든 거 아닌가
내가 유난인가 싶어 선뜻 치료도 상담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랬고 같은 고민을 했다.
너무 힘든 날엔 아 가야겠다 싶다가도
썩 괜찮은 하루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첫 발짝이 너무 힘들고 무겁지 않길 바란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지금 힘든 시간들도 지나가고야 만다.
살아만 있으면
끝내주는 멋진 사람이 아니어도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우주답다.
다음 편에는 내가 발버둥 쳤던 경험을 써보겠다.
모두 마음도 몸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