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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르 Oct 18. 2024

03. 봉합

조각나있던 것을 이어 붙임.

자잘한 상처들을 겪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사회생활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은 아닐까

동그란 구슬들 사이 모난돌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굳어버리는 건 아닐까

내 속을 뒤집고 탈탈 털어대고 때로는 할퀴고 찌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내 능력을 믿지 못하고 척척 빠르게 해내는 사람들을 동경하며 허우적대는 그야말로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뱁새였다.


여전히 나는 나를 조금은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나를 미워하기보다는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다독이고 있다.


앞으로의 휘몰아칠 일상들에서

부디 나의 중심추를 잃지 않고

기우뚱할지라도 넘어지지 않도록

나를 다독이고 챙기며

살뜰히 살펴야 하겠다.

그게 부족한 나를 채용해 주신 회사와

동료들 그리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보답이 아닐까?


지독히도 매서웠던 한겨울과

끝날 것 같지 않던 슬픔과

설렘과 고민을 안고 도전했던 한여름을 안고

열매 맺듯 소중한 순간의 제법 선선한 가을이다.

한겨울의 고독함보다는 따끈한 마음가짐으로

무엇보다 훈훈한 겨울을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은 미래의 나를 위해 쓰기도 했다.

힘들지라도 지금의 이 마음을 기억하기를!

뼈를 묻고 싶은 좋은 직장을 만났으니까!

읽어주신 분들 모두 사소한 행복이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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