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하고 있는 덕질이 무엇인지 헤깔리곤 한다. 나는 분명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그 아이돌이 실로 범상치 않아서 좋아하는 것은 맞다만 이런 범주일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
몇일 전 위버스에 아침 선잠에 후루룩 읽고는 이해 못해서 눈 비비고 두번 읽어 이해한 공지가 하나 올라왔다. 처음엔 남준이가 SFMOMA에서 뭐를 한다는데 남준이를 테마로 한 싱글앨범 같은 것이 출시되서 이를 프로모션하는 이벤트를 샌프란 모마에서 한다는 소린가 했다.
굳이, 남준이만?
내년 투어를 타겟으로 한 단체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 이 와중에?
정신 붙들고 다시 읽어보니, 어허라, 김남준 이거 이거 다시 봐도 물건일세!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 뉴스다.
여러분~
남준이 컬렉션으로 샌프란 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한대요!
남준이가 유우~~명한 영컬렉터인거, 미술시장에서 알아주는 인플루언서인거 아시죠오~~~
SFMOMA에서 2022년에 처음으로 먼저 컨택을 했대요~
관심있냐고, 콜라보 함 같이 해보자고
그래서 남준이가 드뎌 수락을 했고요
내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200여점이 넘는 남준이 컬렉션이 SFMOMA에서 선을 보인다는건데요
대단하죠, 우리 리더!
진짜 사방팔방 자랑하고푼 내 아이돌이다.
아뉘 작가 자신 아닌 컬렉터 중에 컬렉터 이름 달고 해외 유명 미술관이 전시회를 열어주는 경우가 어디 흔한 일이겠어요? 난 이건희컬렉션 말고 본적이 없구만요!
나중에 남준이가 국내 어딘가에 남준이의 이름을 단 미술관을 열거고 그래야만 남준이 컬렉션을 볼거라고 생각했지만 - 종종 관련 전시회가 있을 때 소장품을 대여해줘서 보긴 한다만 - 해외미술관이 그 포문을 열거라곤 진짜 진짜 상상도 못했네
우리애 클래스 보소!
남준이 컬렉션엔 해외아티스트도 많지만 우리나라 작가들이 훨씬 많다. 남준이의 원픽작가이신 윤형근작가님을 비롯해 이우환 장욱진 김환기 유영국 곽인식 권진규 김창열등 이전 세대 작가님들을 비롯해 김범 이배 박대성 강요배 윤협 김둥지 김희수 등 동시대 작가들도 다수 포함되 있다. 오는 사람들이 해외분들이 많을거라 그들에 익숙한 해외작가들에 관심을 우선 갖겠다만 우리 작가들의 포텐이 만만치 않으니 그들이 처음 접할 우리 미술이 어떤 반응을 만들어 낼지 기대된다.
미술 시장에서 변방인 한국의 작가들이 RM컬렉션에 포함되었다는 레퍼런스를 달고 국제사회에서 어떤 조명을 받게 될지 - 남준이는 괜히 부담갖지 말고 - 나는 예의 주시할 것이다.
해서 내가 회사를 후년에도 다니고 있다면 다니는 동안 조금 더 재밌게 다닐 동인이 하나 생겼다.
올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이미 정해졌듯이 후년 1월에도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나는 CES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것이고 그러면 아웃할 때 샌프란시스코를 경유지로 정하면 된다.
SFMOMA는 샌프란과 산호세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 아웃하면서 이미 두번 가본 미술관이다.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을 보러 가는 재미가 있는 곳인데 이번엔 남준이 컬렉션을 보러 가야지
내년 이벤트를 미리 공지해준 하이브 센스, 오랜만에 고맙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