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만 방문임에도 국립고궁박물원만을 목표로 간 일정이라 이외 다른 스케줄이 없다. 고궁박물원에 간 시간 외엔 호텔 주변에서 밥을 먹고 호텔 아래 카페에서 책을 읽은 것 밖에 없어서 오히려 단촐하고 좋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90년대쯤을 연상시키는 도시는 안전하고 친절하며 외국인에 호의적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고 지하철과 버스가 연결이 잘되서 생긴건 우리 시골도시 어딘가의 정거장 모습을 하고는 시스템은 잘 돌아가 차량의 도착시간도 비교적 정확하고 좋았다.
대만은 동남아의 여느 나라처럼 생활속 바이크 활용도가 높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공원엔 쭉쭉 뻗은 잎넓은 나무들이 즐비했다.
물가가 합리적인 것도 기억에 남는다. 식사한끼에 1만원대고 커피도 5천원이 안 넘었다. 단, 현금이 필요하다. 동네 식당에 들어가니 현금만 받는 곳이 많아 현지식을 하려면 현금이 좀 있어야 한다.
대만은 알기론 강소기업들이 탄탄하고 근자엔 TSMC같은 초대형 기업의 성장때문에 1인당 GDP 수준이 3만을 넘을 정도로 높다. 다만 그것이 전체 인구와 사회시스템엔 반영이 덜 되서 싱가포르 처럼 모두가 잘 사는 느낌은 덜했다. 그렇다고 빈부격차가 커보이진 않았다. 내가 있던 도심의 내가 있던 지구의 특색일 수 있다고는 생각.
아, 하나 아쉬운점이 있는데 이는 우리만큼, 여느 선진국들만큼 오려면 개선의 필요성이 많아보인다. 사람들이 미술관안에서 크게 통화를 한다. 대화소리도 크고 전화벨이 울리면 그대로 전화를 받는다. 화상통화도 한다.
아이코야... 나만 불편하네 지금...
그리고 이 미술관이 전세계 5대미술관.. 뭐 그런 평가를 많이 또는 일부 듣는 듯한데, 보유작품 기준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만 작품의 수준이나 다양성, 전시기법등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그 네이밍은 과하다. 세계 3대, 5대, 그런건 우리나 동양 사람들이 그러지 서양에선 그러지도 않다만 5대라고 하기엔 내가 가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여 말할 수 있는 미술관이 깊은 생각안해도 10개는 앞에 있다.
돌아오는 날 딱 1곳 정도 들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타이페이 101 전망대를 선택했다. 외부에 인디애나의 <LOVE>작품이 있고, Kang Muxiang라는 (자국?) 작가의 <Infinite Life>라는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은 이전 타이페이 101 전망대 엘리베이터의 철근과 다른 건축물에서 가져온 철근을 재활용해 인간배아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죽은 사물에서 다시 새롭게 태어난 생명이 자라고 또 다시 다른 어떤것으로 이어지는 무한 흐름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그 목적과 메시지가 선명하고 좋았다.
전망대에 갔으니 좌고우면 안하고 전망태 티켓을 끊어 올라가 본 타이페이 도심의 모습이 이러함
멋진데, 세계유일.. 그런 포스는 아니다. 다른 도시와 비슷하다.
그러고 보니 케데헌의 메기강 감독이 서울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때 도심 사이사이에 나무를 넣어라, 나무가 없으면 도쿄라고 보인다... 라고 디렉팅을 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아마도 더 디테일하게는 오르고 내리는 언덕이나 비탈의 모습, 산과 강같은 큰 부분이 있어야만 서울이겠다만 '나무'라는 디테일 부분에서 무릎을 '탁' 쳤었다.
타이페이는 나무는 서울과 비슷하지만 도시의 이미지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모양새는 도쿄와 비슷하여 이곳이 타이페이인지 도쿄인지, 구별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대에충 크게 감동 받은 도심의 모습은 아니라는 얘기;;)
시간 좀 있으니 전망대 커피 좀 마시구요,
요래 생긴 대중교통티켓으로 3일동안 잘 다니다,
공항엔 이래 생긴 코인 같은 것을 사서 철도로 이동했다.
대만은 비행시간이 1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아, 무언가 다른 매력적인 아이템이 있다면 쉽게 자주 가고 싶었다.
뭐 더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