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나를 주춤하게 할지라도.
이사 D-1일이지만
바쁜 일정으로 마음은 오히려 편하다.
시간이 있는데 무언가 할 일이 안될때는 마음이 불편하나
시간이 없어서 할 일을 못할때에는 오히려 포기하니 마음의 불편함이 덜하다.
그래도 자꾸 이번 주 기상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는 것은 뇌가 편히 쉬지 못하는 스트레스 상태임을 보여준다.
야채, 사과, 달갈찜으로 남편 아침을 준비해두고
(가스불 안쓴지 하루가 지났다. 또 청소하기 싫어서이다.)
내 오늘 한끼 도시락으로는 김치볶음밥 잔반을
어제 저녁 이미 준비해두었고
언제나 취식 가능한 학식과 편의점 음식은 비상용으로 남겨둔다.
오늘 저녁부터 이사 대비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아들 녀석 저녁으로는 고기 구워둔 것이 있다만
다른 것을 배달시켜 먹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건 그때 아들 마음에 따르면 된다.
내일 아침과 점심은 아들과 의논해서 결정하려 한다.
목, 금 피같은 연가를 사용해주는 아들 녀석에게 고맙다.
일주일전부터 고양이 설이 이동용 캐리어(케이지가 맞는 용어란다.)를 책상위에 꺼내두었더니
그 뜻을 아는 듯 설이는 그곳에서 거부감없이 적절한 적응 기간을 보냈다.
아마도 차에 탈때까지는 어려움이 없을 듯 하나
두 시간여의 자동차에서 그 안에만 가두어놓아야할지는 상황보고 판단하겠다.
운전자에게 절대 부담을 주어서는 안되니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노트북 아래로 현재 기온이 –8℃라고 떠있다.
눈발도 예고되어 있다.
어쩌겠나. 닥치면 해결하는 방법밖에 무엇이 있겠나.
날자를 미룰 수도 없는 것인데 말이다.
올 한해 <묵묵히 뚜벅뚜벅> 이라는 용어를
브런치 글에서 몇 번 언급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그 나머지는 내 몫이 아니니 너무 애닲아하지 말자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한 말이 아니고
<불꽃야구> 제작하는 곳에서 나온
아마도 자신들과 팬들의 마음을 달래려는 문구이다.
내가 받아들인 생각이다.
그 문구와 함께
야구에는 더할나위없이 진심이신 노감독님의 <오라이>라는 말이 이어지면
그래 어렵지만 다시 힘을 내보자는 마음이 자동으로 생기는 나만의 알고리즘이 생겼다.
<불꽃야구> 제작진들도 끊임없는 유튜브 삭제의 아픔에 아마 이 주문을 외우면서 대처하고 있으리라 싶다.
100만 조회수가 되면 여지없이 영상 고발과 삭제가 이어지고
그러면 다시 재업로드가 되는데
그 험난하고 마음 상하고 울화가 터지는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고 <묵묵히 뚜벅뚜벅 오라이> 해주고 있어서 감사하다.
알고리즘도 파괴되어 알람 설정도 안오고
영상도 찾아가야만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한 시즌 잘 버텨주어 고마울 뿐이다.
열성팬인 우리도 잘 찾아가면서 즐겨보겠다.
추운 오늘 아침.
이 추위와 맞서기 위해 집을 나서야하는데 본능적으로 주춤거려진다.
<묵묵히 뚜벅뚜벅 그리고 오라이>
이 문구가 나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아침이다.
주섬주섬 레깅스 내복을 찾아 입었다.
(오늘의 대문 사진은 한참 전 노들섬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 멋진 곳을 또 공사해서 한참뒤에나 출입 가능하다니 아쉬울 뿐이다. 지금 그대로도 엄청 멋졌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은 멋진 곳도 맞는데 그냥 자연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양면성이 다소 있지만 그렇다. 노들섬도 묵묵히 뚜벅뚜벅 오라이 그렇게 버텨줄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