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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잘 끝났다.

오늘 출퇴근이 고비이다만.

by 태생적 오지라퍼

48시간 같은 하루를 보내고

다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방에서의 아침이다.

어제 8시부터의 이사는

계획대로인것도 있고

계획과 어긋난것도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것도 있다만

이 정도면 잘 끝났다고 자평한다.


일단 이사업체 선정이 성공적이었다.

비교 견적은 받지않았지만 싼곳은 아닐게다.

싸고 일 못하는 업체보다

제대로 받고 일 쌈빡하게 잘하는 업체를 선호한다.

어제 업체는 냉장고 청소도 분해와 이동도

알아서 척척척이었다.

갑자기 구한 고양이털 특수 청소 업체는

놀랍게도 창문과 거울 유리와

나를 그리 힘들게 했던 바닥 청소까지 싸그리 깨끗하게 해주었다.

근심거리를 덜어주었다. 고맙다.

까탈스런 집주인은 끝까지 이상야릇한 얘기로

여러번 내 심사를 뒤집었으나

돈거래가 끝났으므로 되었다.

그게 어디냐.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었는데.


조치원 내려오는 길에 고양이 설이는

자동차 내부를 즐기기도 하고

바깥 경치와 달리는 다른 차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오랫만에 자기 옆에 딱 붙어있는 오빠를 좋아라 쳐다보기도 하고

나름 어지럽고 난감하고 새로운 시간을 잘 견뎌주었다.

물론 졸음을 애써 참는 표정이었다만.

넓어진 새 집에서는 아직 휘젓고 다니기보다는

숨어있는 상태지만

곧 자신의 천국임을 선포할것이다.

아마도.


어제 제일 힘들었던 일은 전입신고였다.

세대주인 남편이 온라인으로 재확인하는 과정이 있는데

외부에 나간 남편은 늘 그렇듯 연락이 잘 안되고

간신히 연락이 되었는데

보내준 링크주소 따라 들어가서는 역시나 버벅거린다.

할수없이 읍사무소로 출동한다.

(공식적으로는 세종시 조치원읍이다.)

남편의 주민등록증 사진과 도장으로 사태를 해결하고

임대차신고등을 처리하고나니

진이 쪽 빠졌다.

짐정리는 오늘까지하면 대충 다 되고

블라인드 달고 인터넷 연결하면

사는데 필요한 큰 것은 해결될것이라 생각하지만

무슨 일이 더 추가될지는 알 수없다.

지금 당장 현안은 차량으로 이루어질

오늘 나의 출퇴근인데

어젯밤 큰 눈이 관건이다.

이른 출근은 아닌데 밤사이 고생하신 분들 덕에

잘 다녀올 수 있을지가

거의 수능 수준의 난제이다.

아마 오늘 아침 다들 그러실듯 하다.

서울의 지하철이 하룻만에 엄청 그립다.


(하필 이삿날 그 바쁜 저녁에 올 첫눈이 내리다니.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만 다행인걸로.

어제 먹은 짜장면은 맛이 꽤 괜찮았다.

힘들고 배고파서 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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