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2

조지 버나드 쇼의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1898)≫

by 젊은최양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1607)≫에 이어 두 가지 작품 속 '클레오파트라'를 살펴보는 읽기를 했다.


사실 역사순으로 보면, 카이사르 → 안토니우스인데 작품 출간 순으로 보면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1607년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이고(사랑), <시저와 클레오파트라>는 1898년도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이다(현실과 성장).


현대인으로서 더 공감이 되는 건 왜인지 더 오래된 작품인 셰익스피어의 그것이었긴 했다만, 버나드 쇼의 희곡에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그, 해학적인, 판소리스러운(?)

(학생 때 문학 시간에 서양과 동양의 옛 극 작품 특징에 대해 표로 잘 비교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과거 예술'로의 희극 및 비극스런 특징이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인물들이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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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클레오파트라에서 아들 카이사르(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등장했다면, 이번 쇼의 클레오파트라에서는 그 유명한 아빠 카이사르(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상대 역이다.


이번에는 클레오트라보다 그 파트너 인물이 더 주인공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원전 47년 젤라 전투에서 승리하고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유명한 편지를 남긴 인물이다. 클레오파트라가 맨몸으로 카펫에 돌돌 말린 채 만남을 가졌다는 바로 그 작자(이 작품에서도 해당 씬이 등장한다), 남녀불문 염문을 뿌리고 다니던 권력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자가 인물의 변모, 좋게 말하면 성장을 보여주려 했기 때문인지, 전체 분량의 1/3 정도의 지점까지는 지혜와 명성을 얻기 전 클레오파트라의 어린아이 같은 면모가 극심하게 부각된다.

물론 당시 16세로 리얼 어린아이이긴 했다만, 다소 심하게 보모에게 의존적이고 사실은 적군인 카이사르에게 잘 보이고자 애정을 날리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질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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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초반 부분에서는 이런 클레오파트라의 아직 리더로서 불충분한, 아직 성장하지 않은 모습을 이후의 모습과 정확하게 대비시키기 위해 보모 프타타티타의 언행을 마치 여왕처럼 묘사한다.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클레오파트라는 여전히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린 티를 벗고 점점 더 당돌한 여성으로 변모를 이루는데, 나중에 가서는 프타타티타를 자유로이 지휘하고 꽤나 잔인성을 보인다.

우물 안에서 자라났기에 재기발랄하지만 더 넓은 성향을 갖추며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 괜스레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면, 카이사르는 처벌, 복수, 판결을 스스로 극도로 금지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우유부단하면서도 다정한 듯한 느낌을 준다.

정말 이렇게 스윗남이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클레오파트라 7세의 권력 싸움에서 클레오파트라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건 사실이나 해당 극의 마지막에서처럼 단호한 면모가 더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삼두 정치 체제도 그렇고 역사적 정치적으로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관계 자체도 그렇고 모든 인물은 이익에 따라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

오늘의 적이 내일의 스승이 되기도, 내일의 아군이 미래의 배반자가 되기도 한다.


카이사르는 실제로 역사적으로 어떤 사람이었길래 말 그대로 그 당시 고대 로마를, 천하를 호령했던 걸까?


아주 슬로우하게 문제 제기와 스토리 전개가 진행되다가 뜬금 전환되고 극도로 빨리 결말을 이루는 '극작품' 장르 자체의 특징에 따라 신박한 호랑이 비유에서 급속도로 결말까지 치닫는다.

이번에도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고 쓴 긴 글에서처럼 저자, 등장인물, 역사성을 중심으로 글의 방향이 흐른다.

아무래도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극 작품'이기 때문인 듯하다. 다루는 이야기와 장르의 성격이 합치되었기에 그랬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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