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릴레이 북토크>
‘떨렸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겠다.
이 한 단어는 두 가지의 마음이 섞인 감정이다.
첫 북토크라는 사실에서 오는 걱정스러운 떨림, 마찬가지로 첫 북토크라는 사실에서 오는 설레는 떨림.
혹은 너무 강력한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정말로 떨던 내가 착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북토크는 시작되었고, 나는 묘한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강연자가 되고 싶었던 나는, 여태 막연하게 그 빛나는 사람을 무대 아래에서 동경하며 올려다보았을 뿐이지, 실제로 내가 강연자가 되어 마주하게 될 광경은 생각해 본 바가 없었다.
처음에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은 조금 복합적이고 중립적인 표정이었다.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시간을 만들어 줄지 그분들로서도 알 수 없는 것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북토크를 이어나가다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은 이제 중립적이지 않았다.
미소나 웃음 혹은 공감 또는 울림.
나의 말에 의해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젠 내 편이 되어 주었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것은 그날 그 공간에서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되는 풍경이었다.
그런 표정들에 보답하고자, 더욱 열정적으로 진솔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던 것 같다.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았던 그날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feat. 사진만 찍으면 바보가 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