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온 나 자신이 민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점. 커다랗고 정말 커다란 우주 속에서 나란 존재가
눈에 띄지 않는 점같은 형상일수록 오히려 더 살 수 있을 것만 같이 느껴지는 때.
그런 때에 나는 작은 먼지가 된다.
숨을 쉬는 것은 공기의 흐름 속에 나를 묻어두기 위해서, 움직이고 먹는 것은 그 먼지로서 부유하는 오늘이 조금이라도 더 길어지기를...
가라앉아 짓밟히고 버려지고 마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늦춰지기를...
그렇게 작은 소망을 빌며
두 손을 곱게 모은다.
어디서나 떠다닐 수 있지만
누구에게 건 환영받을 수만은 없는
그러한 먼지처럼...
나의 생각들은 모두가 꿈처럼
흩어지고...
그래서 늘 시간에 비례해
얻어지는 성과들조차 내게는
과분한 사치인 것 마냥...
그렇게 하릴없이 정처없이
목적지도 모른 채 떠도는 누구인 것 마냥...
인간으로서 그렇게 갈피를 잡을 수 없던 나는
오늘~ 그나마 자유로이 날 수 있던 먼지의 날개마저 접고, 이제 그만 '점'으로 돌아가려 한다.
태초에 어미가 나를 만들기 전,
아무도 볼 수 없던 작디작은 티끌같은
세포로부터 분화되었듯...
나는 그렇게 다시 '점'이 되어간다.
눈에 띄지 않을수록 더는 민폐가 될 일도
그 어느 누구를 불편하게 만들 일도 없을,
'점'으로 돌아가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