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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진 Nov 28. 2024

설렘은 어디서 오는가.

 일본은 한국과 가까워 자주 자유롭게 오가며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말 그대로 일본으로 이사 온다는 생각으로 왔다. 물론 지금도 여기 이사 왔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근데 지내보니 그건 아니었다. 삶은 어느 한 곳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고, 벌써 이곳의 삶이 넓게 점점 넓게 펼쳐지고 있다. 쉽게 자리를 비울 수 없을 만큼. 

 이곳은 현재의 거주지로 내게는 괜찮은 곳이지만, 한국과의 공간적 제약으로 아쉬운 순간이 온다. 이를테면 잠시 아름다운 서점의 점원이 있는 일을 놓친 같은. 서점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보내온 서점 사진에 깜짝 놀랐다. 거기서 며칠간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거였다. 서점을 당장 차릴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직접 차릴 있을지 어쩔지도 모르는데 저렇게 아름다운 서점을 잠깐 맡는다고? 며칠 동안 거기 꽂혀서 사진을 봤지만.... 장시간 이곳을 비울 여건이 안되어.. 접었다. (물론 주인이 날 채용할지도 모르면서;.) 그 와중에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워 같이 친구도 물색해 놨었다. 진짜로 궁금하다. 아름다운 서점의 운영자가 되어 그곳에 상주하는 마음이. 현실보다는 환상 쪽 측면이 궁금한 것 같다. 거기 앉아서 하루종일 책을 보는 나를 그려보는 거다. (책 발주 넣고, 청소하고, 돈계산하고 등등은 떠올리지 않고.)

 다른 하나는 결혼식 축사에 관한 건이다. 그동안 받았던 제안 중 가장 영광스러운 제안이 들어왔다. 무려 결혼식 축사 제안이. 내가 축사를? 30년 가까이 된 나의 무척 소중한 친구이고, 과분하게도 어쩌다 소개팅을 주선해 성사시켰지만 그래도 축사라니. 이보다 영광스러운 일이 있을까...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어찌 됐던 축사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결혼식의 현장으로 날아가 축사를 읽는 장면이 몇 번 재생되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일단 축사를 써 보는 자체로 굉장히 기쁠 것 같다. (일단 내 결혼생활부터 좀 돌아봐야겠지만.ㅋ) 최근 머릿속을 맴돌던 설렘을 일을 기록해 보았다. 

 ※설렘: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 또는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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