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와 UX의 닮은 점
사람들은 효도를 하나의 덕목처럼 이야기하지만, 막상 기준이 무엇인지 묻기 시작하면 금세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나 효도를 원하면서도, 정작 ‘효도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생각보다 모호하고, 때로는 잣대조차 다 다르다. 그런데 이 흐릿한 기준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효도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경험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효도도 UX처럼, 누군가가 만족할 만한 경험을 설계해 주는 일에 가깝다.
잘했다는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결국 권장할 수 있고, 자랑할 수 있는가로 판별된다.
예를 들어 회사 경비를 가이드보다 조금 초과해서 썼지만, 큰 틀에서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무사히 넘어갔다고 해보자. 작은 팀 내부에서는 이 상황을 “그럴 수도 있다”며 유연하게 본다면, 경우에 따라선 이러한 태도를 내심 구성원으로서는 권장(?)할 수 있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일을 사장에게 자랑할 수 있을까? 그렇게까진 못할 것이다. ‘잘했다’의 기준은 이렇게 내부와 외부의 시선을 동시에 통과해야만 할 것이다.
자식의 ‘잘했다’도 비슷하다. 다른 자식에게 권장 가능하고, 가족 외부에 자랑이 가능한 일이 되었을 때 비로소 기준이 잡힐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의 행동이 내부의 권장으로 이어지고 외부의 자랑까지 가능해졌을 때, 그제야 “효도했다”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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