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라도 먹는지
지방이 근육으로 바뀌느라 그러는지
너무도 기운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입맛이 없거나 굶었다고 하기에 민망할 만큼
정말 잘 먹고 잘 자고
영양제까지 챙겨 먹는 데도 그렇다.
그러나 복싱장은 유료 결제고
기간에 제한이 있으므로
없는 기운을 끌어모아 복싱장에 갔다.
다들 이렇게 하루하루 기어다니며 사는 거겠지?
대체 아침 운동은 어떻게들 하는 거고,
매일 운동은 또 어떻게 하는 건지.
이렇게 하다 보면 조금은 가까워지는 건지.
아무쪼록 하찮은 체력의 소유자로서는
제발 천천히 습득하는 수업이길 바랐는데
다행히도 점진적으로 동작을 늘리는
콤비 중심의 반복 훈련이었다.
심지어 늘 ‘빠르게’에 쫓기던 평소와 달리
천천히 동작을 반복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게다가 오늘의 짝꿍님과도 합이 잘 맞아서
덜 헤매고 더 연습할 수 있었다.
반복 연습을 할 때는
1분이나 3분씩 서로를 상대해주며 한다.
내가 방어 연습을 하면,
상대가 공격을 해주는 식이다.
그렇게 번갈아 가면서 하다 보면
상대의 동작까지 3D처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정답을 바로 알아챌 수 있으면 좋겠지만,
헤맬 때는 오답 먼저 없애나가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맞는구나,
이렇게 하면 상대가 공격을 막지 못하는구나,
하면서 하나씩 습득하는 과정이 쌓여서
멋있고 단단한 내가 된다.
사는 내내 멋있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자꾸 지치니까 멀리 보지 않기로 하고.
그렇게 일시불의 힘으로 31번째 수업 완료!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