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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식개선칼럼]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의 LA30인전

다름의 시선, 예술이 되다…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의 LA 도전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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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의 시선, 예술이 되다…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의 LA 도전이 남긴 것


최봉혁 칼럼니스트 /장애인인식개선전문강사


오는 6월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PARK VIEW Gallery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봄햇살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발달장애 작가 초대전'이라는 이름 아래, 발달장애를 지닌 한국 청년 작가 30인이 약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다. 이들은 예술로 '다름'을 이야기하고, 창의력으로 '장애'를 다시 정의하려 한다.


이번 전시가 더 특별한 이유는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 때문이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체 등록장애인 약 270만 명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장애인은 약 9.8%, 즉 약 26만 명 수준이다. 이 중발달장애인(지적장애·자폐성장애)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2022년 기준, 지적장애인은 21만 명, 자폐성 장애인은 3만5000여 명으로 집계돼 청년 세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장애유형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돌봄'의 대상으로만 인식되고,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교육 이후의 지원은 단절되고, 창작 활동은 사적인 취미로만 여겨지기 일쑤다. 그 속에서 30명의 발달장애 작가들이 LA 미술관에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걸게 된다는 것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선 '사건'이다.


전시는 회화, 드로잉, 복합매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 작가의 감각과 시선을 전달한다. 주최 측은"장애는 결핍이 아니라 예술적 개성"이라는 기획 철학 아래, 한국의 포용적 예술을 세계에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지선 작가와 아트블리스 김은정 대표는 이 전시가 '창작의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전시 오프닝은 6월 7일 오후 2시이며, 현지 미술 관계자, LA시 정부 인사, 한인 커뮤니티도 초청된다. 이후 작품 일부는 신생 호텔 및 공간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매입 및 설치로 이어질 예정이다. 아트 상품 기획과 후속 전시도 논의 중이다.


이번 전시는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을 예외적 사례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주체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예술은 표현의 자유이며, 표현에는 기준이 없다. '다름'은 창의성의 또 다른 방식이며, 예술은 이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통로다.


이제 K-아트는 단지 테크닉이나 흥행성을 넘어 다양성을 품는 예술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을 가장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이끌고 있는 이들이 바로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이다. LA에서 시작된 이들의 움직임이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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