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하나인데, 여기에 달라고 선물해 준 마음들은 여러 개다. 마음 하나하나가 소중해서 하나씩 열쇠에 걸다 보니 어느새 열쇠보다 열쇠고리가 더 무겁다. 어떨 땐 열쇠가 아니라 열쇠고리를 쥐기도 한다. 열쇠를 찾을 땐 매달린 열쇠고리를 찾는다. 마음들이 내게는 그렇다. 가벼운 마음으로 건넨 것들이 내게는 깊고 무겁게 남는다. 그렇게 나를 짓누르기도, 비행기를 태우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마음들이 좋다. 조금 무겁고 거추장스러워도, 오늘도 주렁주렁 매달린 열쇠고리를 들고 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