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결국 인간다움! _2』 오십세 번째 글
요즘은 어떤 순간도 사라지지 않는다.
AI 카메라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클라우드가 모든 장면을 기록한다.
스마트폰 앨범 속엔 웃는 얼굴, 여행의 풍경,
식탁 위 음식까지 빠짐없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기록은 점점 늘어가는데, 기억은 점점 희미해진다.
사진은 남지만 감정은 흐른다.
그날의 공기, 햇살의 냄새, 누군가의 웃음 뒤에 숨겨진 미묘한 떨림은 사진 속엔 담기지 않는다.
AI가 선명하게 복원한 이미지에도 그때의 온도는 없다.
기억은 데이터가 아니라 마음의 결로 남기 때문이다.
나는 『AI시대, 인간다움으로 공진화하라』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기억을 저장하지만, 감정은 사람만이 저장한다.”
AI는 사진의 화질을 높이지만,
그날의 의미를 되살릴 수는 없다.
그건 인간의 마음에만 있는 아카이브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사진을 남기느라
진짜 순간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을 찍는 대신,
그 장면을 온전히 ‘느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기억은 기록보다 불완전하지만,
그 불완전함이 바로 인간다움이다.
AI는 과거를 복원하지만,
인간은 과거를 해석한다.
AI는 장면을 남기지만,
인간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래서 사진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그날의 감정, 그때의 나 자신이다.
나는 가끔 오래된 사진을 꺼내본다.
그 안의 나는 젊고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의 진짜 의미는 지금의 내가 더 잘 안다.
그때는 몰랐던 슬픔이,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이
이제야 사진 너머로 다가온다.
AI는 언젠가 내 표정의 변화를 다 기록하겠지만,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는 알지 못한다.
기술은 ‘그때’를 저장하지만,
사람은 ‘그때의 나’를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남길 건 마음이다.
사진이 아닌 감정으로 기억되는 하루,
그게 진짜 살아 있는 기록이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