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을 설계하라!: AIO'의 두번째 글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는다. 질문하고, 바로 답을 얻고, 그 안에서 결정을 마친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인터넷을 처음 접했을 때의 설렘을 기억한다.
무언가 알고 싶은 것이 생기면 검색창에 조심스레 단어를 넣고,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화면을 바라보며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아가는 행위 자체가 작은 모험처럼 느껴졌다.
그 시절의 검색은 탐험에 가까웠다. 시간이 걸리고, 여러 창을 오가며 비교해야 했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 오랜 습관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검색창을 열지 않는다.
대신 질문한다.
이 변화의 시작은 아주 사소해 보였지만, 지금은 일상의 기반을 흔드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검색을 열기 전에 AI에게 먼저 묻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갈지, 어떤 제품이 나에게 맞는지. 질문 하나면 결정이 난다. 예전처럼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소비자는 복잡한 선택 과정에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그 일을 대신해 줄 도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검색이 사라지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피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수십 개의 링크를 눌러보며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고 정리하고 비교할 의지가 없다. 정보는 넘쳐나고, 의견은 너무 다양하며, 선택은 끝이 없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오히려 길을 잃는 시대다. 선택이 빠르고 쉬워야 한다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AI는 이 요구를 완벽하게 채워준다. 질문만 하면 된다. 그 다음의 탐색과 정리와 압축은 모두 AI가 맡는다.
소비자는 그저 결과를 보고 움직인다.
검색이 구현하던 과정은 AI가 내부에서 끝내버렸다. 그러니 소비자는 검색 과정을 경험하지 않는다. 링크 목록을 보지 않는다. 클릭하지 않는다. 정보를 찾는 노동이 사라지니, 검색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단순한 기술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심리가 있다. 복잡함을 피하고 싶은 마음, 시간을 아끼고 싶은 마음, 손쉽게 신뢰하고 싶은 마음.
AI는 이 마음을 정확히 건드렸다.
과거에는 고객이 브랜드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이제는 AI가 먼저 고객에게 추천을 들려준다. 이 변화는 소비자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의 메시지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스스로의 설명보다 AI가 정리해 전달하는 정보를 더 신뢰한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승리나 시스템의 변화가 아니라 암묵적인 권력 이동이다.
소비자 판단의 출발점이 브랜드에서 AI로 옮겨간 것이다.
그러나 이 변화가 불편하거나 두려운 것만은 아니다. 인간의 본능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이다. 선택을 줄여주고, 시간을 아껴주고, 복잡함을 정리해 주는 방식이 우리 삶에 편안함을 가져다주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에 브랜드가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비자는 바뀌었고, 이미 새 질서에 익숙해졌으며, 앞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
AIO, AI에 최적화된 정보 구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해진다. 검색 기반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노출 경쟁도 끝났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더 이상 검색을 통해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 AI가 정리한 답 안에서 브랜드를 만난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그 답 안에 있어야 한다. AI의 판단 기준 안으로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O가 말하는 핵심이다. AI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구조, 명확한 정의,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야 답변의 후보가 된다.
이제 브랜드의 경쟁 상대는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AI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묻는 질문의 흐름을 이해해야 하고, 그 질문 안에서 유의미한 존재로 자리 잡아야 한다. 과장된 문장, 모호한 표현, 길기만 한 설명은 AI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가 원하는 것은 정돈된 정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AIO는 기술이 아니라 배려다. 소비자에게 시간을 덜 쓰게 해주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표현하는 일이다.
검색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슬프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는 이미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검색창을 켜지 않는 소비자를 탓할 수 없다. 그들은 더 효율적인 길을 발견했을 뿐이다. 질문하고 답을 얻는 방식은 인간적이다. 우리도 일상에서 늘 그랬다. 누군가에게 묻고, 신뢰하는 사람의 대답을 따랐다. AI는 그 역할을 기계가 아닌 존재로서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는 왜 이제 검색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질문하면 된다. 그리고 그 답 속에 브랜드의 운명이 담긴다. AIO라는 새로운 언어는 이 질문과 답 사이에 브랜드를 연결하는 길이다. 소비자 행동이 달라졌으니 브랜드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질문이 소비를 움직이는 시대. 이 변화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선명해진다.
AI가 제시하는 답의 한복판에 브랜드를 위치시키는 것.
이것이 이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