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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by 보통의 건축가

폭우


가슴을 할퀴는 비는

소주로 소독을 해야 한다

비에 묻은 피를 그냥 흘리면

멈추지 않을 슬픔에

빈혈로 주저앉게 된다


때리고 몰아치고

천둥이 치고 번개가 때려도

무서운 비는 아니다

수화기에 매달려 끊어질 듯

떨어지는 한 방울의 목소리


느닷없이

창을 때리는 소리에 놀라

수화기를 떨어뜨리는 비

그게 폭우다

비가 아프면

술을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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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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