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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계절만 남았네

by 보통의 건축가

두 계절만 남았네


여름이 들어올까

문을 꼭 닫았지

춤추는 나뭇잎에

숨은 여름을 모를까

문 밖에 가두고

더위가 여름을

죽여줄까 기대했어


열흘이 넘도록 비가 와

여름은 떠내려 갔겠지

낙엽을 떨궈 가을이 보낼

반가운 편지를 기다렸어

똑똑똑

누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아뿔싸

여름을 급살한 겨울이었어


처절한 복수의 예고야

내년의 여름은 더 광기에 찰 테고

난 더

문을 단단히 닫아야 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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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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