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절만 남았네
여름이 들어올까
문을 꼭 닫았지
춤추는 나뭇잎에
숨은 여름을 모를까
문 밖에 가두고
더위가 여름을
죽여줄까 기대했어
열흘이 넘도록 비가 와
여름은 떠내려 갔겠지
낙엽을 떨궈 가을이 보낼
반가운 편지를 기다렸어
똑똑똑
누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아뿔싸
여름을 급살한 겨울이었어
처절한 복수의 예고야
내년의 여름은 더 광기에 찰 테고
난 더
문을 단단히 닫아야 할 테고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