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에서의 일상이 겨우 제자리를 찾아갈 무렵이었다. 폭주하던 물량도 진정되고 호흡이 트이던 찰나, 등 뒤로 기이한 균열이 감지되었다. 이전 팀 동료들 사이를 흐르는 공기가 돌연 낯설게 변해버린 것이다. 나와 마주치던 시선들은 황급히 허공으로 흩어졌고, 그 자리엔 서늘한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뭐지? 이 뜬금없는 이질감은?"
단순한 기분 탓이라기엔 공기의 밀도가 너무도 무거웠다. 다년간 굴러먹은 사회생활의 본능이 경고음을 울렸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누군가의 악의, 혹은 나를 겨냥해 정교하게 설계된 배척의 신호임이 분명했다. 목덜미의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이동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냉기였다. 돌변한 그들의 태도 뒤엔 반드시 명분 혹은 핑계가 있을 터였다. 침묵 속에서 나는 몇 가지 가설을 세웠다. 혹시 이 살인적인 추위 속에 나만 '꿀 노선'을 탄다고 생각한 질투일까? 아니다, 그건 너무 유치하다. 그렇다면 내년 2월, 피바람이 불 '구역 통합' 때문인가? 두 명의 인원이 이동하는 구조조정 앞에서 내가 먼저 살길을 찾아 도망쳤다고 여기는 배신감일지도 모른다. 남겨진 자들끼리 감당해야 할 물량 폭탄, 그리고 최근 쏟아진 농산물 배송의 지옥 같은 노동 강도가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킨 건 아닐까? 이유가 무엇이든, 그들의 눈빛은 나를 '배신자' 혹은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때였다. 팽팽한 정적을 깨고 전 팀의 맏형뻘인 그 형님이 다가왔다.
"거긴... 배송할 만하냐?"
툭 던지는 말투였지만 눈빛은 나를 탐색하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방어막을 쳤다. 너무 좋아 보여도, 너무 힘들다고 해도 꼬투리가 잡힐 것 같았다.
"아, 예 뭐... 이전 구역보다 여건이 나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몸 힘든 건 거기나 여기나 매한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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