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디스트 Aug 06. 2024

올림픽 승자에게 배우는 마음태도 6가지

정신력, 집중력, 회복력이 뛰어난 집단이 파리에 모였다. 그중 가장 뛰어난 자가 승자다. 그들은 몸만 단련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도 연마한다. 승자의 사고방식을 배우고 숙달했다. 승자의 두뇌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단련된 1.3kg의 뇌만이 그 소유자를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세운다.     


경기장에 들어선 선수의 운명은 무엇이 결정하는가. 연습량은 상수다. 변수는 멘탈이다. 두뇌에 각인된 마음 태도가 모든 걸 결정한다. 중요한 건 각인이다. 승자의 뇌는 이미 승리로 무장되어 있다.     


지난 30일 CNN에서 스포츠 심리학자이자 미시간 주립대학교 운동학 명예 교수인 댄 굴드(Dan Gould)는 승자의 두뇌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방식을 말했다.     


#1. 스트레스는 없다...단지 스트레스라는 믿음만 있을 뿐 

    

1998년 1월 보고서에 발표된 충격적인 실험이 있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를 조사했다.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의 경우, 그들의 조기 사망 위험은 43%나 증가했다.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대하는 사람의 경우, 그들의 사망 위험은 실험군 중 가장 낮았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더 낮았다.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겔(Kelly McGonigal)은 CNN에 말했다. "사람들을 죽이는 게 스트레스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건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이었다.”    

 

"연구진은 연구를 수행한 8년 동안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었기 때문에 182,000명의 미국인이 조기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댄 굴드는 많은 올림픽 선수, 특히 매우 성공한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공통으로 스트레스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도전으로 여겼다.     


그는 실력이 뛰어난 영국 수영 선수들을 연구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둔 수영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경기력 약화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 요소로 보았다."  

   

최고의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장애로 보지 않았다. 여러 가지 마음 훈련을 통해 스트레스를 도전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2. 역경은 축복이다...더 큰 시련을 위한 백신     


시몬 바일스(Simon Biles)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의 영웅이 되었다. 그녀는 1952년 이후 가장 나이 많은 체조 개인 종합 우승자가 되었다. 뛰어난 이 체조선수에도 역경이 있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그녀는 일부 경기를 기권해야 했다. 정신 건강 문제였다. 바일스에게 ‘트위스티즈’가 찾아왔다. 그것은 공중에서 방향 감각을 잃는 것이다. 공중 감각 상실은 체조선수인 그녀에게 치명적이었다.   

  

바일스는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심리치료와 팀의 지원을 통해 문제를 극복했다. 역경을 이겨낸 그녀의 용기와 솔직함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2024년 바일스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녀는 여자 개인 종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8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개인 종합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한, 팀 USA와 함께 여자팀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바일스는 8월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15.300점으로 세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신적으로 강인하고 회복력이 뛰어난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과거에 역경을 극복한 경험이 있었다. 보호만 받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지 못한 사람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주저앉는다.     


굴드는 말한다. "도전과 역경을 경험한 사람은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수많은 변수가 있는 경기에서 승패는 순식간이다. 실수가 있어도 경기 회복력을 빨리 되찾는 자가 승자가 된다.     


현재 스포츠 코치들은 ‘압박 훈련’을 활용해 역경에 대처하는 면역력을 키워주려 한다. 굴드는 말한다. "선수의 허락을 받은 트레이너는 마치 공포라는 질병에 걸리게 한 다음 심리적으로 항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처럼 압박감을 높인다."     


이 훈련 목표는 정신적 또는 신체적 수행 능력이 잘못될 수 있는 상황을 고의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선수 스스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경기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하늘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 준다고 했다. 그 시련은 더 큰 시련을 위한 백신이다.  

   

#3. 나를 의심하지 마라...자신감은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마음 습관 

    

올림픽 최고 선수들의 경기장에 들어설 때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의심하는 순간 이미 패배다. 완전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승자의 마음 태도다.     


그들은 자신감은 근거 없는 비현실적 낙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수백, 수천 시간을 연습했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실패와 극복을 경험했다. 마음에 새겨진 그 경험의 흔적이 그들이 갖는 자신감의 근거다.    

 

자신감은 생각하고, 마음먹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연습과 시행착오는 새로운 신경 경로를 만든다. 신경 가소성이 뇌에 근육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정확성을 가져오고 평상심을 유지한다. 진정한 자신감은 근육처럼 단단히 마음에 자리 잡아 기억된 것이다.     


자신감이라는 마음 근육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마음챙김 훈련은 선수들이 상황을 판단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현재 순간에 머물게 해준다. 최고 선수들은 자기 대화를 많이 한다. “내 훈련을 믿어.” “전에도 이런 힘든 상황을 겪어 봤잖아. 계획한 대로 하자.”     


또 다른 도구는 시각화다. 올림픽 스키 선수들은 코스를 걸으며 자신의 동작을 마음에 새긴다. 다이빙 선수는 눈감고 무수히 자신의 낙하와 입수를 마음에 그린다.     


올림픽 최고의 선수들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들의 경쟁 상대는 바로 자신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4. 감정 온도 조절기를 만들어라-‘감정 조련사’가 되라   

  

굴드는 감정 조절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준비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림픽 최고들은 감정 조련사들이다. 자신감이 있지만 과신하지 않는다. 불안하지만 그 불안이 좋다.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압도하도록 두지 않는다. 감정 줄타기의 고수들이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감정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감정 온도 조절기가 있다. 심호흡은 감정 조련의 최고 도구다. 굴드는 또 다른 조련 도구를 소개한다. 손목 고무밴드다.     


손목에 고무 밴드를 차고 있다가 자신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밴드를 잡아당긴다. 굴드는 이것을 접지라고 한다. 사납게 날뛰는 감정을 잠재우는 것이다.     


그는 한 여자 하계 올림픽 축구팀을 연구했다. 그들에겐 감정조절 장치가 있었다. 선수들은 암호를 만들었다. 선수들은 팀이 더 감정적으로 고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다른 선수에게 '불이야!'라고 외쳤다. 선수가 페널티킥을 당할 위험에 처하면 '얼음!'이라고 외치며 선수를 진정시켰다.         

 

#5. 루틴이 몸에 스며들게 하라...루틴은 마음에 평화를 가져온다    

 

전문가에 의하면, 최고의 선수들은 공통점이 있다. 기술이 온몸에 스며들 때까지 연습할 뿐만 아니라 매 경기 전에 하는 특정한 의식이 있다.     


굴드는 말한다. "루틴은 정말 중요하다. 같은 방식으로 워밍업 하고, 항상 완벽하게 경기하는 자신을 상상하기도 하며, 심지어 경기 60초 전까지 농담을 하기도 한다.”     


"특히 압박감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은 루틴을 고수한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루틴에서 벗어난다."     


루틴이 필요한 것은 신체적 준비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통체증으로 경기장 도착 지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루틴이 있는 선수는 버스에서도 스트레칭한다. 보통 7가지 스트레칭이 있다면 세 가지 정도는 꼭 한다. 그런 다음 심호흡이나 특정 자기 대화 문구를 되뇌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6. 과녁 외엔 보이지 않는다...오직 존재하는 것은 현재, 몰입의 황홀함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특히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과 임시현의 경기 모습은 경이였다. 대결 상대가 몇 점을 쏘든 흔들림이 없었다. 임시현은 인터뷰서 말했다. “상대가 몇 점을 쏘든 내 경기를 하려고 했다”며 “과정에만 집중하니까 진짜 되네’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은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게 한다. 연습 중에 직면할 수 있는 방해 유발 요인을 파악하고 그것이 배경에서 사라질 때까지 미리 경험한다.     


선수들은 관중의 소음, 누군가의 웃음소리, 심지어 주변에서 들려오는 농담과 같은 방해 요소에 대비해야 한다. 코치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때론 확성기로 엄청난 소음과 같은 방해 요소를 도입기도 한다.     


이런 훈련을 이겨낸 선수는 ‘존(being in the zone’을 경험한다. 현재 수행하는 과제 이외엔 그 어느 것도 그를 방해하게 두지 않는다. 이 상태를 지나는 선수는 몰입의 황홀감과 심지어 시간 왜곡을 경험하기도 한다.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르고 동작 하나하나가 지각된다.     


올림픽 수영 선수에게 물과 자기 몸동작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스트로크 횟수, 물속에서 팔의 위치 등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데 필요한 기술적 동작만이 존재한다.     


최고 선수는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 하나하나에만 집중한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은 2015년부터 체계적인 심리기술훈련(PST)을 받기 시작했다. 목표설정, 루틴개발, 심상훈련, 이완훈련, 주의집중 5단계로 이뤄진 훈련이다. 이 훈련은 받은 선수들은 결승 사선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했다. 이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현대인 모두에게 권장해야 할 훈련이다.

작가의 이전글 누가 '노인'인가...나이가 숫자에 불과한 3가지 이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